'포스트 스가'가 자민당 미래 바꾼다…'파벌 vs 여론' 대결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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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9-0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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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퇴진 의사를 밝힌 뒤 일본 정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후계자가 누가 될 것이냐를 두고 당내에서 여러 가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자민당 중의원 중 절반 가까이가 3선 이하 의원들로 파벌보다는 여론의 움직임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민당 내에서 현재 3선 의원은 84명으로 가장 비중이 크다. 2014년, 2017년 등의 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을 포함하면 3선 이하 의원의 비중이 46%에 이른다.

총재가 재선을 단념한 배경에는 자민당 내부, 특히 젊은 의원층을 중심으로 스가 총재로는 중의원 선거에서 경쟁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총리의 지지율이 낮은 탓에, 스가 총리만 아니면 된다는 당내 여론이 강했었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세대와 파벌이 다투는 이번 총재 선거는 자민당의 향후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일단 일본 현지 언론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을 유력한 차기 총재 후보자로 꼽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지 의사를 밝힌 다카이치 사나에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3일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 총재인 그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이달 말 총재 임기 만료에 맞춰 취임 1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국회 다수당 총재가 총리직을 맡는다. [사진=AFP·연합뉴스 ]


현직 총재가 불출마하면서 압도적으로 우월한 후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기시다 의원은 스가 총리가 불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에 이미 총재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기시다 의원은 지난달 26일 수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달 29일 치러지는 당 총재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일본 언론에서는 스가 총리와 기시다 전 정조회장 간 2파전이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내 파벌도 있으며, 아베 전 총리와의 관계도 좋아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빠짐없이 거론됐다. 스가 총리가 재선에 나설 경우 기시다 의원이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그러나 총리가 불출마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재 적합도 1위를 달리는 고노 행정개혁담당상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로 부상했다. 고노 담당상의 경우 자민당 내에 파벌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젊은 의원들 중심으로 지지세가 형성돼 있다. 아소파 역시 기시다 의원과 고노 담당상 지지파로 갈라져 있다.

고노 담당상과 함께 여론조사 내 지지율이 높은 이시바 전 간사장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번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표가 같은 수가 돼 여론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후보가 유리할 수 있게 됐다.

2012년 이후 자민당 권력의 중추는 무려 7년 8개월 동안 총리를 지낸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해 아소 다로 부총리, 관방장관을 거쳐 총리가 된 스가 현 총리 등이 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대교체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현재 당 소속 중의원 의원 276명의 평균 연령은 59세로 60세 미만이 절반에 육박한다"면서 "무파벌도 20% 가까이 되며, 은퇴 의사를 밝히는 의원들도 나오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총재 선거에서 계파는 주도권을 잡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세대와 계파가 팽팽히 맞서면서 총재 선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기시다 후미오 전 정무조사회장이 지난달 26일 수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 총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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