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탈레반 통치 하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취업, 교육 권리를 요구하며 거리 시위에 나서고 있다. 사진=AP통신·연합뉴스 제공]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의 공식 정부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여성들이 자유를 요구하며 이틀 연속으로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여성들이 교육받을 기회와 일할 권리, 자유 등을 요구하며 연이어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날 아프간 여성 20여명은 카불 대통령궁 인근에서 거리를 행진했다. 시위대는 '내각에 여성을 포함하라', '자유는 우리의 신조' 등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앞서 지난 2일 아프간 서부 헤라트에서 여성 50여명이 참정권과 교육받을 권리를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수도인 카불로 확산한 것이다.

탈레반은 과거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 통치 시기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앞세워 국가를 엄격하게 통제했다. 당시 여성은 취업, 교육 기회가 박탈됐고,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고서는 외출도 할 수 없을 만큼 권리를 제한당했다.

탈레반이 정권을 잡자 대다수 여성은 지난 20년간 획득한 권리가 후퇴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랑기나 하미디 교육부 장관과 자리파 가파리 시장 등 여성이 고위직에 오를 만큼 사회 진출이 활발했으나,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다시 권리가 후퇴할 위기에 처했다. 새로 구성되는 탈레반 내각에 여성 인사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와 달리 보다 온건한 자세로 여성 인권을 존중하고, 취업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대다수의 여성이 일터에서 쫓겨난 상태다. 탈레반 대원이 광고판의 여성 얼굴을 검게 칠하고,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한 여성을 총살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스테판 두자릭 UN 대변인은 "우리는 아프간의 인권 문제, 특히 여성의 권리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여성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시위에 나선 아프간 여성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앰네스티는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에서 여성의 권리는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들은 침묵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한편,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카불에 입성하면서 아프간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현재 자체 정부 구성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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