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포스트 9·11 시대' 종결 선언…"중국과의 경쟁 위해 국익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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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9-0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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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년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했다. 이로써 2001년 9·11 사태 이후 이어졌던 '테러와의 전쟁'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등 권위주의 체제와의 대결을 강조하며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정당화했다.

3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종식을 선언하며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체제'의 도전과 위협에 대처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프간 전쟁을 "이미 오래전에 끝났어야 할 전쟁"이라고 묘사하며 "나는 '영원한 전쟁'을 연장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프간 철군 결정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또 다른 10년을 아프간의 수렁에 빠지는 것을 중국과 러시아만큼 좋아할 나라는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미국)의 핵심 이익은 아프간이 다시는 미국 본토 공격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아프간 철군은) 올바른 결정, 현명한 결정,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UPI·연합뉴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실상 새로운 군사·안보 방침을 천명했다.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며 대규모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독트린'을 선언한 것이다.

그는 "세상이 바뀌고 있다. 우리(미국)는 중국과 심각하게 경쟁하는 중이며 러시아도 (미국에) 도전하고 있고 사이버 공격과 핵무기 확산 역시 대응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2021년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맞설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익'이란 단어를 수 차례 반복하면서 국익에 반하는 대규모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의 국익에 맞지 않는 전쟁을 지속하는 일을 거부한다"면서 "아프간 철군 결정은 아프간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이는 다른 나라들의 재건을 위해 거대한 군사 작전을 감행하는 시대가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미국의 외교 정책이 저지른 실수에서 두 가지의 교훈을 배울 수 있다"면서 이를 △도달할 수 없는 목표 대신 성취 가능한 목표와 임무를 설정해야 한다는 점 △미국의 핵심 안보 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연설에도 아프간 철군 결정에 대한 여론의 비판은 여전하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내 탓이오(mea culpa·라틴어 상용구)'라고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고 마지막까지 아프간 철군 과정을 정당화하려 애썼다"면서 "향후 (내년 의회 중간선거 등에서) 유권자 대다수가 백악관에 이를 보답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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