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가계부채 관리에 모든 수단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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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배근미 기자
입력 2021-08-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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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수요자 보호 방안 고려해 대책 마련

  • 추석 전 코로나 대출 지원 연장 결론

  • 코인사업자 신고 "미룰 수 없는 문제"

  • 빅테크 중심 혁신금융 기조 변화시사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805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부채 급증세를 잡기 위해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금융정책 수장으로 취임한 그가 특급 소방수 역할을 천명한 것이다.

또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상자산(코인) 시장에 대해선 정부의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급성장한 빅테크와 관련해서 "기존 금융권과의 협력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밝혀 혁신금융 정책의 기조 변화를 시사했다.

고 위원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첫 번째 당면과제로 제시하며 "급증한 가계부채가 내포한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주요국 최초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며 "그동안 레버리지(대출 투자)를 활용한 자산가격 상승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는 모두 과도한 부채 누적이 자리잡고 있었다"며 "최근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과열된 자산시장 간 상승작용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끊어내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취임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가계부채를) 강력하게 관리할 계획"이라며 "당장 1~2주 안에 발표할 것은 아니지만, 다각도로 검토해 방안을 만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도입된 이후 1년 단위로 단계적으로 조이기로 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당겨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받아 풍선효과를 보이는 제2금융권 규제도 강화할 전망이다. 실수요자 보호 대책과 관련해서는 "가계부채 보완 방안을 만들 때 같이 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시행 중인 대출 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조치에 대해선 추석 전까지 추가 연장할지를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인 코로나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6개월 단위로 연장되며 9월 말까지 미뤄졌다.

코인 업계에서 요구 중인 신고 기한(9월 24일) 연장에 대해선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 못박았다. 고 위원장은 코인 시장 과열을 "폭증한 유동성과 여타 요인들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하며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절차 이행 과정에서 거래 참여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금융 정책에 힘입어 급성장한 빅테크와 관련해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고 위원장은 "건전성 감독이라는 명분으로 사전적으로 원천 금지해 경쟁을 저해하는 부분은 없는지 금융감독원과 협력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권의 규제를 개선해 빅테크를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빅테크와 핀테크, 기존 금융업권 간 협력방안 모색이 긴요하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전자금융과 지급결제 시장의 제도개선도 유연한 자세로 관계기관과 협의해 해결책을 찾아나가겠다"며 전자금융거래법을 둘러싼 한국은행과의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금융권 및 유관기관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국민을 위한 금융정책'은 금융위 혼자 힘으로 이룰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금감원, 한은 등 정책 파트너와 보다 긴밀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금융권은 고승범호 금융위 출범을 반기고 있다. 고 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한목소리로 '시장 친화 정책'을 강조하면서다. 앞서 정 원장은 "금융당국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간 금융위와 금감원이 보였던 불협화음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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