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공작기계 M&A, MBK 매각·인수 금융 한투증권…코웨이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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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08-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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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공작기계 인수·합병(M&A)에서 2019년 웅진의 코웨이 인수 때와 유사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제작=아주경제 미술실 ]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디티알오토모티브의 두산공작기계 인수에 대해 인수 금융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디티알오토모티브는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100%를 2조4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공시했다. 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제품 양산을 위한 금형 등을 제조하는 데 활용된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자동차용 방진(충격·진동 등을 흡수) 부품과 배터리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창업자 김만수 회장의 아들인 감상헌 대표가 최대주주이며, 김만수 회장은 2017년 인적 분할한 동아타이어공업의 최대주주다.

디티알오토모티브 그룹의 재무제표상 유동화 가능 현금은 최소 6000억원 이상이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지난 상반기 말 연결기준으로 △현금성 자산 1913억원 △물가연동채권 939억원 등 3500억원 이상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동아타이어공업 역시 현금과 채권, 주식 등으로 2500억원을 보유 중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자체적으로 8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나머지 1조6000억원이다. 이를 만약 인수 금융으로 전부 조달한다면 LTV 비율이 대략 66%가 된다. 통상 인수 금융으로 LTV 60% 이상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높은 편이다. 다만, 김만수 회장 시절부터 보수적인 경영기조로 정평이 나 있는 그룹이고,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일 정도로 재무 상태가 우수하기에 자체 여력으로도 차입을 일으킬 수 있어 LTV 비율은 줄어들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인수금융 비율이 높다 보니 웅진의 코웨이 인수 때가 떠오른다. 당시 웅진은 MBK가 보유했던 코웨이를 인수하기로 했고, 한투로부터 인수 금융을 받았다. 웅진은 1조1000억원의 인수 금융, 500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 등 인수자금의 약 81%를 외부자금으로 끌어왔다. 업계에서 공격적이라고 평가 받는 한투가 전환사채를 떠안으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인수 금융을 제공했다. 당시에도 인수 금융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고, 웅진은 코웨이를 6개월 만에 시장에 다시 내놓았다. 한투의 전환사채 재판매(Sell-down) 실패가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두 사례 모두 인수 금융 비중이 높고 피인수회사가 인수회사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경우보다 피인수회사의 현금흐름이 중요하다. 지난해 기준 두산공작기계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98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수준의 영업활동이 이어질 때 인수 금융 관련 올인(All-in)금리가 6.13% 이상이 된다면 디티알오토모티브의 현금흐름이 경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디티알오토모티브의 배당금 지급과 투자자산 처분이 많았기에 잉여현금흐름(FCF) 대신 NCF를 지표로 삼았다.

신용평가사에서도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디티알오토모티브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최재호 나신평 연구원은 "두산공작기계 인수를 진행함에 있어 대규모 차입금 조달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큰 폭으로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각 가격의 높고 낮음과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라면서 "공작기계업이 경기에 민감하다 보니 경기가 좋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향후 경기가 나쁠 때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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