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기업평가 받게되나”… 정부, 신평사 無의뢰 평가제도 도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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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1-08-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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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위원회]


정부가 신용평가 3사 구조로 고착화되는 신용평가시장에 대해 제도개선에 나선다. 금융위는 3사의 시장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무의뢰 평가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채권 등 발행 계획이 없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도 신용평가사 자율로 신용을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할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기업들 입김에 노출되거나 정보가 제한됐던 신용평가 시장이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평사의 '무의뢰 평가'가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기업에 무형의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간 신평사들은 기업의 요청이 있어야만 기업의 신용을 평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의뢰 평가가 도입되면 수수료를 부담한 기업의 입김에서 자유로워져 투명한 정보가 시장에 공개되고, 투자자들은 다양한 기업들의 정보를 접할 수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가 많았다.

금융위원회는 12일 2기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 논의를 통해 ‘신용평가업 등 경쟁도 평가 및 진입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신용평가시장은 연간매출 1400억원 규모로,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3개사가 장기간 시장을 균등분배 해오고 있어 시장 집중도가 높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실제 평가위 분석 결과 국내 신용평가업 시장의 시장집중도 지수(HHI)는 약 3200으로 상위 3개사의 점유율(CR3)은 약 97.5%로 조사돼 ‘고집중 시장'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법은 CR3가 75% 이상인 경우 3개사를 독과점적 지위에 해당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한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신용평가업의 특성과 국내 신용평가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제도개선을 통한 경쟁촉진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제도개선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무의뢰 평가제도’의 도입이 검토된다. 무의뢰 평가제도란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이나 제3자의 요청 없이도 신평사가 자유롭게 금융투자상품 및 발행사의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평가결과를 구독회원(투자자) 등에게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도 허용중이며 특히 미국은 무의뢰평가 활성화를 추진중에 있다.

이는 곧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이 신평사를 선택한 뒤 수수료를 제공하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신평사가 기업을 평가하고, 평가된 내용을 소비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수수료를 얻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간 신평사들은 기업의 요청이 있어야만 기업의 신용을 평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수료를 부담한 기업의 입김에서 자유로워져 투명한 정보가 시장에 공개되고, 투자자들은 다양한 기업들의 정보를 접할 수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가 많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지급하던 기업이 갑에 위치에서 내려오게 돼 한층 집중도 높은 기업 분석 자료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와 같이 채권발행을 하지 않아 기업의 신용등급 평가가 전무했던 기업들의 신용평가 자료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예상되지만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던 기업들의 정보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점도 존재한다.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발행자 모형의 신용평가업에 경쟁이 미치는 영향’ 논문을 통해 “신평사가 무의뢰 평가로 높은 신용등급을 먼저 제시할 경우 향후 수임을 위한 마케팅 도구로 전락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금융위는 이와 함께 이해상충 방지 강화, 신용평가사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 개선 등을 검토과제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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