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더 까다롭네" 높은문턱에 막힌 中스타트업 상장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곽예지 기자
입력 2021-08-05 14:2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中기업, 미국 증시 상장 막혀 홍콩으로 눈돌렸지만...

  • 홍콩증시 상장 조건 美보다 까다로워... "디디의 뉴욕행 이유"

  • 글로벌VC, 사모펀드의 중국 스타트업 투자 줄어들 듯

홍콩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증시 상장 문턱이 높아진 중국 기업들에게 홍콩 증시가 대체 시장으로 떠오르고는 있지만, 홍콩 상장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스타트업의 상장이 어려워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장길이 막힌 다수 중국 기업들이 홍콩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초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해외 주식시장 상장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뒤, 미국 증권거래원회도 같은 달 말 중국 기업들의 상장 규정을 강화하면서다.

그러나 홍콩거래소는 뉴욕증시에 비해 상장 문턱이 더 높다. 실제 미국 상장 이후 중국 당국의 표적이 된 디디추싱도 당초 홍콩증시 상장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까다로운 조건 탓에 미국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디디는 중국 본토의 복잡한 기업 및 차량공유, 운전면허 규범 탓에 홍콩증시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디디보다 규모가 작은 차량공유업체 디다추싱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디다는 지난해 10월 홍콩증시 상장을 신청하고, 이를 통해 5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기한 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신청이 무효화됐다. 이후 올해 4월 다시 상장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지만, 여전히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홍콩증권거래소의 상장 기준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연간 수익 기준이 높아졌고, 시가총액(시총) 부풀리기 등 수상한 IPO 활동에 대한 단속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 비해 심사가 까다로운 항목도 회계원칙, 보고기준, 역외 소유구조, 의결권 주식 등 여럿이다.

이에 따라 미국 상장을 준비하다 홍콩으로 눈을 돌린 중국 전자상거래 애플리케이션(앱) 샤오훙수, 물류 스타트업 라라무브,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니닷AI(Pony.ai)등의 자본시장 진출 전망도 안갯 속에 빠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글로벌 로펌인 베이커맥켄지는 "홍콩의 상장 요건이 더 엄격하기 때문에 미국 상장을 포기한 모든 기업이 홍콩행을 택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포니닷AI 관계자는 “미국에서 상장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이 계획이 물거품이 되면서 결국 홍콩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홍콩 IPO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 스타트업의 IPO 전망이 모호해지면서 이들을 향한 글로벌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의 발길도 뜸해질 가능성이 크다. 대체투자 자문회사 세터 캐피탈은 “중국의 대대적인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일부 투자자들은 불안해하고 있으며,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를 비롯한 다른 비상장 기술기업에 대한 지분을 처분하려는 조짐도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