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초유의 '辯辯' 갈등···진화 나선 박범계, 묘수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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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신진영 기자
입력 2021-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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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 로톡 이용 변호사 징계작업 착수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한변호사협회.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법률 플랫폼 로톡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변협이 로톡 이용 변호사를 징계하겠다고 나서자 로톡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법무부는 해법을 찾고 있다. 초유의 '변변(辯辯) 갈등'을 막기 위해서다.

변협은 5일부터 로톡을 비롯한 법률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 5월 4일 변협 정기총회서 가결한 개정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이 3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시행돼서다. 개정 규정은 법률 상담 연결·알선과 관련해 알선료·중개료·수수료·회비·가입비·광고비 등 경제적 이익을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변협은 같은 달 광고규정 상위 규범인 변호사윤리장전에 '변호사는 변호사 또는 법률사무 소개를 내용으로 하는 전자적 매체 영업에 참여하거나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협조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신설해 로톡 이용자 엄단 뜻을 분명히 했다. 변협이 로톡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건 이들이 변호사법을 위반한 이윤 추구를 하고 있다고 봐서다.

현재 전국 최대 규모 지방변호사회인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에 접수된 로톡 이용 변호사 징계요청 진정서만 499건에 달한다. 로톡 변호사 회원은 3000명 수준이다.

지방변회가 자체 조사를 거쳐 결정한 변호사 징계 개시를 변협에 청구하면 징계 절차를 시작한다. 이를 변협 조사위원회에서 살펴보고 징계위원회로 회부할지 결정한다. 변협 징계위는 청구 시점부터 6개월 안에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최대 6개월 연장할 수 있다.

다만 5일부터 당장 징계가 이뤄지는 건 아니다. 김신 변협 수석대변인은 본지 통화에서 "법률 플랫폼 이용 변호사를 대상으로 징계 전 사전조사 등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하 서울변회 대변인도 "접수받은 징계서를 아직 변협에 넘기지 않았다"며 "빨라야 다음 주부터 서울변회 차원의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 측은 변협 징계 조치가 부당하다고 지적하며, 피해 회원에 대한 법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변협이 수년간 공식 질의 회신에서 로톡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유권해석을 내렸음에도 내부 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해 로톡 이용 변호사들을 징계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징계받은 변호사가 행정소송에 나서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 5월엔 변협 새 규정이 헌법상 과잉금지·신뢰보호·평등·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6월엔 변협을 공정거래법·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악화하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나섰다. 등록 변호사(약 3만명) 중 10%에 달하는 변호사가 징계받을 위기에 처해서다. 변변 갈등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박 장관은 이날 "중재할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사태를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로톡 서비스가 변호사법 위반은 아니나 변협 우려가 타당하다고 보는 박 장관은 전날 법무부 법무과장을 통해 로톡 측에 개선안 등에 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변협에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박 장관은 "서울변회에 진정서가 접수된 변호사 500여명은 로톡 가입자이긴 하나 변호사윤리장전 기반(위반)이 아닌 허위 광고를 했다는 이유"라며 "변협에서 징계 절차가 신속히 이뤄질 거라 보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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