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도쿄올림픽에서 파이팅 넘치는 김제덕 선수를 지켜본 코치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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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08-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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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걸고 양궁대표팀이 귀국했다. 대표적 효자종목인 양궁은 도쿄올림픽에서 전 종목 석권은 놓쳤지만 남자개인전을 제외한 혼성전, 남자 단체전, 여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각 선수들마다 피땀 흘리는 노력과 김제덕 선수의 파이팅 넘치는 응원이 더해져 이번 올림픽의 쾌거를 누린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 올림픽을 본 선수의 코치 마음은 어땠을까? 파이팅 넘치는 김제덕 선수의 황효진 코치와 이야기를 나눴다.
 

황효진 코치와 김제덕 선수 [사진=황효진 코치 제공]


Q. 양궁 선수단들이 귀국을 했어요. 김제덕 선수 만나셨나요?

A. 공항에서 만났는데 제덕이가 격리를 해야 돼서 멀리서 보기만 하고 경호원 분들께 꽃다발 전해주고 전화로 얘기를 했어요.

Q. 유독 이번 올림픽에서 김제덕 선수를 비롯해서 10대 선수들이 유독 눈에 띄었어요. 이번 올림픽 어떻게 보셨나요?

A. 앞으로 대한민국을 책임져야 될 선수들인데 엘리트 스포츠의 희망이 보이기 때문에 많이 지원을 해서 발전을 시켜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가장 긴장하면서 봤던 경기가 뭔가요?

A. 남자 단체전 4강 숏오프 때인데 숏오프를 하니까, 아무래도 점수가 동점이면 X에 가까운 팀이 이기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상대편이 10점을 쏴놓은 상태인데 제덕이가 두 번째 주자로 10점을 쏴줘야 돼서 제일 긴장됐어요.

Q. 명장면을 꼽는다면 어떤 경기인가요?

A. 제덕이가 예선전에 60점을 쏜 게 많이 기억에 남아요. 1번을 해야 혼성을 뛸 수 있는데 목표는 단체를 보고 나왔지만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지는데 그게 마지막판에 달려있었거든요, 제덕이가 무너질까봐 걱정했는데 60점을 쐈더라고요. 그때 자신감이 많이 붙지 않았을까 싶어요.

Q. 처음 김제덕 선수를 만난 건 언제였나요?

A. 그전에도 보긴 봤는데 제가 가르친 건 2019년도 10월부터예요.

Q. 첫인상을 기억하시나요?

A. 장난꾸러기 같았어요. 워낙 잘 쏜다고 소문이 나있는 선수라서 한편으로는 부담도 됐어요. 재활도 해야 되는 상황이라 어떻게 극복을 하게 해줘야 될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Q.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차분해지라는 의미로 김제덕 선수에게 양궁을 권했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차분한 것 같아요?

A. 저도 당시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걸 들었는데 제덕이가 워낙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승부욕도 강하다 보니까 친구들이랑 싸우기도 하고 그랬나봐요. 이기려고 원리원칙도 따치고 그래서 감독님께서 차분해지라고 양궁장에 데려다놨다고 하시더라고요. 지금도 장난꾸러기지만 훈련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하고 차분해요. 성인들 못지 않게 집중력도 좋고요.

Q. 초등학생 때부터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들었어요. 어느 정도 수준으로 연습을 한 건가요?

A. 지금은 많아도 300~400발 이하로 쏘거든요. 근데 중학교 때는 1000발씩 쏘면서 본인이 완벽해질 때까지 훈련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Q. 활을 많이 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활을 한발 쏘더라도 정확하게 쏴야죠. 허투루 하는 1000발보다는 한발 쏘더라도 확실하게 하는 게 중요하고 집중력을 요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장시간을 못하게 하거든요. 훈련할 때 집중을 많이 하다보면 머리도 아프기 때문에 짧고 굵게 하려는 편이고 그 외에 시간에는 편하게 놀라고 해요.

Q.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됐잖아요. 그 시간 동안 어떤 훈련을 이어나갔나요?

A. 제덕이는 어깨가 많이 아팠던 상태라서 재활훈련을 했고요. 올림픽이 미뤄지면서 선발전에 맞춰서 훈련도 많이 했어요.

Q. 파이팅을 외치는 게 온 국민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은 것 같아요. 스승님으로서 어떤 마음이 들던가요?

A. 평소에 안하던 걸 해서 ‘왜 그렇게까지 하냐’ ‘누가 시켰냐 하지 마라’고도 했었는데 올림픽 현장에 가면 긴장할 것 같은데 파이팅을 외치면 긴장이 풀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파이팅을 외치는 걸 보면서 저렇게까지 하는 게 안쓰럽기도 하고 부담이 얼마나 됐으면 저러나 싶기도 했어요.

Q. 김제덕 선수가 파이팅을 외치는 게 안산 선수를 비롯해서 다른 선수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친 것 같나요?

A. 제덕이가 파이팅을 해준 게 형들도 그렇고 산이도 긴장이 많이 풀렸을 것 같고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이번 올림픽에서 김제덕 선수와 안산 선수의 로빈후드 장면은 어떻게 보셨나요?

A. 그것도 영광이죠. 양궁을 하면서 화살을 깨는 건 흔한 일이에요. 근데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전 세계가 보는데 멋진 장면을 만들어줬으니까 영광이죠.

Q. 올림픽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뭔가요?

A. 제덕이가 부상 때문에 관리하고 병원 다니는 게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제덕이가 힘들어도 내색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 것도 저한테는 힘들었던 것 같아요.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를 하면 좋았을 텐데 제덕이가 워낙 어른스러워서 그런 부분의 표현을 안 하거든요.

Q. 황효진 코치가 본 김제덕은 어떤 선수인가요?

A. 대담하고 집중력도 굉장히 좋고요. 그리고 자기관리를 잘해요.

Q. 코치의 입장에서 김제덕 선수가 롱런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A. 어깨 관리 잘하고 자만하지 않는 자신감으로 훈련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직 어린 선수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런 것에 안주하지 말고 20년은 충분히 더 할 수 있으니까, 지금처럼 본인관리 잘하면서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Q. 수고한 김제덕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롱런할 수 있게 어깨 관리 잘해서 제덕이 꿈인 그랜드슬램 꼭 이뤘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도쿄올림픽 선수들에게도 한 말씀해 주세요.

A. 여자 양궁 9연패도 달성했는데 준비하는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했고 힘들었거든요. 고생 많았고 한국 양궁을 위해서 후배들에게도 많이 알려주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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