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예고에도…신규 가계대출 변동금리 7년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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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8-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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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상황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 내서 투자)’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은 81.5%로 집계됐다.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6월에 대출을 받은 대출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뜻이다.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19년 신규 가계대출 기준 변동금리 평균 비중(53.0%)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변동금리 비중이 30% 포인트가량 늘어난 셈이다.

신규대출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도 6월 고정금리 대출비율(27.3%)은 2014년 9월(27.2%)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남아 있는 가계대출 가운데 72.7%가 변동금리 대출이라는 의미다.

현재 금리 상승기인 점을 감안하면, 이처럼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는 것은 다소 우려되는 대목이다. 당장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고 정부까지 나서서 연일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이자 부담 급증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대출자의 금리 선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대출은 기준금리와 연동해 움직이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덩달아 이자 부담이 늘어 차주에게 불리하다.

이러한 금리 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변동금리 비중이 지속해서 늘고 있는 이유는 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대출자가 예상할 수 있는 향후 잠재적 변동금리 상승분보다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고정금리는 향후 금리 상승 예상분을 선반영해 변동금리보다 금리 구간이 높게 형성된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16일 기준 코픽스(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9∼4.03% 수준이다. 반면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2.89∼4.48%로 변동금리보다 상·하단 모두 0.4% 포인트 이상 높다. 혼합형 상품 선택 시 당장 납입해야 할 원리금이 변동금리형보다 많다 보니, 차주 입장에서는 당장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 대출상품은 통상 변동금리형보다 높은 구간에서 금리대가 형성된다”며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하지만 정확한 인상 시점을 모르는 데다, 당장 낮은 금리를 찾는 심리가 작용해 변동금리형 대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금리의 선행지표인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까지 현실화되면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권에서는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연간 12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차주는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한계치까지 끌어쓴 ‘영끌족’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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