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호황인데 신작은 안나오네... 게임업계 ‘코로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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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1-08-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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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등 신작출시 연기 경험

  • 해외 게임사들도 올해 출시할 신작 내년으로

  • "개발자 44%, 코로나로 신작 출시 지연 경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호황을 누렸던 게임업계가 올해는 코로나19의 역풍을 맞고 있다. 재택근무가 장기화하면서 신작 게임의 출시 연기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출시 지연에 따른 손해비용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작 출시가 없었던 올해 2분기 주요 게임사들의 성장세는 둔화할 전망이다. 근로시간 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택근무에 맞는 생산성, 성과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최근 신작 PC·콘솔 게임 ‘붉은사막’의 출시일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연내 이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펄어비스는 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붉은사막 팀 및 관계자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상황 속에서 최고의 게임 경험을 드리기 위해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암시했다.

엔씨소프트 또한 신작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2’의 출시일을 이달 26일로 정하기에 앞서 출시일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재택근무 장기화로 개발 일정이 지연된 탓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신작 콘솔 게임 ‘크로스파이어X’를 지난해 출시하려다 연기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급사와의 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이미지[사진=펄어비스 제공]


해외 게임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소니는 인기 게임 '갓 오브 워'의 후속작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했고, ‘그란투리스모7’ 출시도 내년으로 일정을 미뤘다.

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GDC’ 조직위원회가 지난달 게임 개발자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가 ‘코로나19로 게임 출시 지연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 GDC가 진행한 같은 설문조사에서 33%의 개발자가 신작 출시 지연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것보다 11% 포인트나 늘었다.

신작 출시 연기는 실적 악화로 연결되고 있다. 신작이 없었던 국내 게임업계 빅3(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업계는 재택근무로 생산성이 저하된 점을 인지하고 있으나 별다른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게임사 수장들이 정부에 주 52시간 근무제라도 완화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노동 문제는 정치적인 이슈와 엮여 있어 좀처럼 규제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성과와 목표를 기반으로 성과 측정을 하는 등 재택근무에 맞는 조직 관리 체계를 보완·강화하는 게 더 현실적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의 특성상 신작 게임이나 업데이트 출시 시기를 전후로 집중적으로 근무해야 하는데, 앞으로도 재택근무로 개발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재택근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간보다 성과와 목표 달성에 중점을 둔 성과관리 체계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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