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식품’ 라면 가격 방어선 붕괴…오뚜기 따라 농심도 올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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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1-07-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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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심, 신라면 등 라면 가격 평균 6.8% 인상…4년 8개월만

  • 오뚜기도 13년만에 진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 11.9% 올려

  • 원재료값·인건비 상승…라면업체 수익성 악화도 원인 지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민 식품’ 라면의 가격 방어선이 무너졌다. 국내 라면 업계 1위 농심이 4년 8개월 만에 라면 가격을 인상했다. 오뚜기도 13년 동안 동결해 왔던 라면값을 올렸다.

인상 배경은 팜유·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다. 삼양식품과 팔도도 가격 조정을 검토 중이다. 라면 1·2위 기업이 차례로 가격을 올려잡으면서 라면값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농심은 다음 달 16일부로 신라면 등 라면 전 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고 29일 밝혔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2016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 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라면 가격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그간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며 원가인상의 압박을 감내해왔다는 입장이다.

최근 팜유와 밀가루 등 라면의 주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인한 원가압박이 누적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는 게 농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이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최소한의 수준에서 가격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지난 15일 라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밀가루, 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원재료값 급등…소맥 39%·팜유 70% 올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주요 밀가루 제조사는 최근 농심과 오뚜기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에 밀가루 공급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공지했다.

밀가루 가격은 제조사와 고객사가 합의해 결정한다. 이르면 8월부터 최대 10% 안팎까지 올리는 내용을 두고 협의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하는 소맥 선물 가격(5000부셸·1부셸은 약 27㎏)은 지난달 기준으로 680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490달러보다 38.7% 상승한 가격이다. 미국산 백맥 현물 가격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2% 급등했고, 강맥 가격도 40% 가까이 올랐다.

팜유 가격도 70%나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남미 지역의 가뭄과 서리 피해, 코로나19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격 인상의 다른 요인으로 라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도 지목된다.

농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5% 줄어든 283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영업이익은 144억원으로 46.2%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라면 비중이 적은 오뚜기도 1분기 영업이익은 12.26% 줄어든 502억원을 기록했다.
 
◆ 삼양·팔도 “라면 가격 인상 검토 중”

라면 업계는 그간 원자재 가격의 인상 속에서도 정부와 소비자의 눈치를 보며 가격 인상을 미뤄왔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은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상당하다. 또 소비자 물가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품목이기도 하다. 오뚜기는 지난 2월 진라면 가격을 9% 인상하려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라면 선두 업체인 농심과 오뚜기가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뚜기의 라면 가격 인상으로 주요 식품 업체들의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팔도 관계자 역시 “라면 가격 인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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