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와 경쟁 의식했나 …소프트뱅크 2분기 투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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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7-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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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분기에만 14조 풀어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소프트뱅크도 통 큰 투자에 나섰다. 앞서 디디추싱을 비롯해 일부 투자에서 손실을 입어 명성에 타격을 받았던 소프트뱅크는 최근 쿠팡과 도어대시에 대한 투자 성공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의 빨라진 투자 행보가 실리콘밸리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타이거 글로벌운용 펀드'와의 경쟁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상반기 두각 드러낸 타이거글로벌운용 의식한 것" 
올해 2분기 소프트뱅크의 투자액은 약 130억 달러(약 14조 8900억원)에 달한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분기에 비해 투자가 급증한 것이다. 앞서 1분기 소프트뱅크의 투자액은 2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억 달러 미만의 규모에 그쳤다. 

캘리포니아뉴스타임스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확대는 타이거글로벌운용과 같은 다른 투자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타이거글로벌운용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무려 118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는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나 늘어난 것이다"라고 정보제공업체 크런치베이스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금까지 타이거글로벌운용이 투자한 기업은 400개가 넘어선다. 그 중에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로블록스, 코인베이스 등도 포함돼 있다.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타이거글로벌운용의 공격적 투자는 시장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소프트뱅크에 비해 투자 규모는 작을 수 있지만, 타이거글로벌운용은 소프트뱅크보다 실리콘 밸리에 더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10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비전펀드는 1호는 중국 공유 차량 업체인 디디추싱, 공유 오피스 기업인 위워크 등에 투자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큰 손실을 남겼다. 그러나 이후 한국 전자 상거래 기업인 쿠팡과 미국 음식 배달 기업인 도어대시 등의 상장으로 다시 막대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비전펀드 2호의 투자 전략이 다소 수정됐다고도 FT는 지적했다. 헬스케어나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투자 대상을 옮겨간 것이다. 각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도 줄었다. 2호 펀드는 90여개의 스타트업에 2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30개 기업에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또한 앞서 1호는 대규모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신생 기업들에 대한 초기 단계 투자가 쉽지 않았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FT는 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매력적인 기업 초기부터 투자하라" 
딥 니샤(Deep Nishar) 소프트뱅크 시니어 매니징 파트너는 비전펀드 2호가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부터 투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샤는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기업 성장 초기 단계에 파트너십을 맺어야 투자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타이거글로벌운용펀드는 초기 단계부터 스타트업 투자에 참여해 높은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전펀드 2호의 투자를 받는 대표적 기업은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스타트업인 음(Mmhmm)으로, 1억 달러를 수혈받았다. 인공지능 기업인 비아나이 시스템스 (Vianai Systems) 역시 1억4000만 달러의 투자를 2호 펀드로부터 유치했다. 
 
소프트뱅크는 비디오 메시지 앱인 카메오 투자에서는 치열한 경쟁 탓에 수억 달러가 아닌 수천만 달러밖에 투자를 못 하기도 했다. 성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 얼마나 많은 돈이 몰려들고 있는가는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한편, 비전펀드 2호는 설립 당시 최대 1080억 달러를 조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외부가 아니라도 내부에서 추가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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