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수출기업 64%, 원가 상승으로 마진율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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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21-07-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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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가 오른 만큼 수출가격에 반영하려고 해도 해외 발주처에서 거부감이 크고 수용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원가 상승이 가격에 반영되는 정도는 잘해야 30% 수준에 그친다."

한 기계장치 제조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대다수 수출기업이 수출실적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 격화, 마진율 감소, 시장점유율 하락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글로벌 경쟁상황 변화와 기업의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해외 경쟁 강도에 대해 ‘격화 추세’라고 응답한 기업이 79.3%에 달했다. ‘약화 추세’라고 답변한 기업은 15.3%에 그쳤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요인으로 ‘경쟁 기업의 증가’(61.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시장 성장세 둔화’가 46.4%, ‘기술혁신 가속화’가 34.7%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로 경쟁하는 기업이 속한 국가로는 ‘중국’(42.3%), ‘미국’(26.0%), ‘일본’(20.3%), ‘유럽연합’(18.3%) 순이었다. ‘베트남’(9.7%)을 지목한 기업도 일부 있었고, 국내 기업을 경쟁사로 보는 의견도 35.0%에 달했다.

또 기업들은 경쟁이 격화되고 가격 인상은 어려워지면서 마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응답기업 중 최근 ‘마진율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기업은 64.0%였으며 ‘시장점유율 하락’을 호소하는 기업도 48.3%에 육박했다.

실제로 원가 상승을 수출 가격에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했다. 최근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76.3%는 ‘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상승분을 수출 가격에 반영하는 정도는 전부 반영하는 기업은 9.2%에 그쳤고, 부분 반영하는 기업이 68.5%,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도 12.2%로 조사됐다.

전자부품 수출 A사 관계자는 “주력제품의 수요처가 몇 군데로 정해져 있고 가격경쟁이 치열한 분야라 원가 인상을 전가하기 쉽지 않다”며 “지금처럼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뛰면 다른 경비를 줄여야 수지를 맞출 수 있어 여유는 없어진다”고 말했다.
 
경쟁력 강화 위해 ‘협업네트워크 구축’ 필요

그런가 하면 최근 사업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비자 요구나 시장 트렌드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가치소비가 늘고 있다’는 응답이 53.0%로 나왔고, 비대면‧온라인화 등 ‘거래방식 변화’를 꼽은 답변은 43.3%였다.

이러한 시장 트렌드 변화에 기업의 대응 압박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트렌트 변화에 따른 영향을 묻는 질문에 소비재 수출 기업의 절반 가까이(47.8%)는 신제품 출시를 자주 하고 일정을 앞당기는 ‘제품 출시 주기 단축’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선제적 혁신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려는 노력은 아직 미흡했다.

아울러 수출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 확보를 위한 과제로 ‘기업 간 및 부문 간 협업네트워크 구축’(35.3%)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

이어 ‘우수인재 양성’(23.7%), ‘통신‧에너지를 비롯한 신산업 인프라 확충’(15.0%), ‘데이터‧신기술 활용 등의 혁신여건 조성’(14.7%), ‘규제개선’(11.3%)의 순으로 꼽았다.

인재 확보가 필요한 분야로는 ‘설계와 연구개발’(35.5%), ‘영업·마케팅’(23.7%), ‘사업 기획’(14.8%), ‘데이터 분석’(12.4%), ‘공급망 관리’(4.7%) 등이었다.

최규종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인데 경쟁 격화와 마진 감소, 신제품 출시 등으로 기업의 연구개발과 미래투자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대규모 투자자금 유치가 가능하도록 펀딩 관련 규제완화 등의 정책적 지원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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