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굴기 선봉 ‘칭화유니’ 빚더미 못 이겨 파산·법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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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7-1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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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자가 법원에 파산·법정관리 신청

  • 1988년 설립돼 중국 제조 2025 중심기업

  • 정부 지원 받으며 성장했지만 무리한 투자가 발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메모리반도체 설계·제조회사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이 막대한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한때 중국 반도체 자급 계획의 선봉이었던 칭화유니의 향후 운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리한 M&A로 빚더미... 상환 못 한 부채 1조2000억원
10일 중국 제몐 등에 따르면 전날 칭화유니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가 파산·중정(重整·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발표했다. 칭화유니의 채권자인 후이상(徽商)은행이 회사가 지속적으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자 법원에 파산 및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칭화유니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칭화유니는 이날 “베이징 중급인민법원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통지서를 받았다”며 “회사 측은 법원에 협조해 적극적으로 부채 청산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법원이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와 그룹이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갈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부연했다. 

사실 칭화유니는 막대한 빚더미에 시달리며, 지난해부터 잇달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바 있다. 

칭화유니는 1988년 설립돼 ‘칭화대 주식회사’로 불린 중국 국유 기업이다. 명문 칭화대학교가 칭화홀딩스라는 100% 자회사를 통해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산하 자회사만 588곳이며, 유니스플렌도어(紫光股份), 쯔광궈웨이(紫光國微), 쯔광쉐다(紫光學大) 등 상장사도 36곳에 달한다.

특히 칭화유니는 중국 '반도체 굴기(堀起·우뚝 섬)' 선봉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 제조 2025'의 중심 기업으로 수년간 중국 중앙과 지방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자산만 3000억 위안(약 53조원, 2019년 기준)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정부 지원을 믿고 무리한 투자를 이어왔던 게 결국 탈이 났다. 자오웨이궈 칭화유니 최고경영자(CEO)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이어오면서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26일 기준 칭화유니가 상환하지 못한 만기 부채 총액은 모두 70억1800만 위안에 달한다고 중국 제몐은 설명했다. 
 
전망은 엇갈려... "반도체는 국가급 산업, 부채 탕감할 것"
다만 칭화유니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다.

중국 신용평가사 중청신국제는 지난달 30일 이미 칭화유니에 대한 신용등급을 ‘C’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칭화유니가 2017년, 2018년, 2018년 발행한 채권 3건의 신용등급도 ‘CC’로 강등하고 하향검토 등급 감시 대상에 올렸다. 중청신국제는 “칭화유니의 채무상환 압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칭화유니의 법정관리 절차가 생산이나 기타 운영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게다가 칭화유니의 핵심 자회사들은 최근 비교적 큰 성장을 거두고 있다. 지난 1분기 유니스플렌도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쯔광궈웨이의 매출은 50% 가까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은 중국의 국가급 산업이기 때문에, 칭화유니가 파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과거에도 부채 탕감 사례는 많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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