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야기] 젠하이저, 76년 역사의 독일 음향 명가…새출발 시동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문기 기자
입력 2021-07-09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헤드셋·이어폰·마이크 분야서 두각...최근 소비자가전사업부 매각

독일 음향·장비기기 업체 젠하이저는 1945년 6월 1일 설립돼 지난달 76주년을 맞이했다.

76년의 세월동안 여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며 업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사명이자 브랜드명으로 사용되는 ‘젠하이저’의 기원은 설립자인 프리츠 젠하이저(Fritz Sennheiser)의 이름이다.

설립 당시 ‘레이버 W(Labor W)’라는 이름이었던 젠하이저는 초창기 진공관 전압계를 생산했지만 1947년 자체 기술로 개발한 마이크를 선보였다.
 

젠하이저 설립자인 프리츠 젠하이저 박사(오른쪽)와 그의 아들 요르그 젠하이저 박사. 요르그 젠하이저는 1982년 기업 경영을 위임받았다.[사진=젠하이저 제공]

1958년 ‘젠하이저 일렉트로닉’으로 사명을 변경한 젠하이저는 이후 성장을 거듭해 헤드폰, 마이크 등 음향기기·장비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젠하이저 제품·기술에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게 많다.

1968년 젠하이저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개방형 헤드폰 ‘HD 414’는 당시 밀폐형 모델이 주를 이루던 헤드폰 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이 제품의 출시를 통해 젠하이저가 ‘음향명가’ 반열에 올라섰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노이즈캔슬링’ 기술이 적용된 헤드셋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 역시 젠하이저다.

젠하이저는 1984년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로부터 파일럿용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개발을 요청받았다.

당시에는 은퇴한 파일럿의 60%가 소음성 난청을 호소할 정도로 기내 소음 문제가 심각했다.

이에 젠하이저는 원치 않는 소음에 대항하는 또 다른 인공적인 소리를 발생시켜 음파를 상쇄하는 원리를 적용해 ‘노이즈 캔슬링’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어 1987년 세계 최초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 ‘LHM 45’를 개발하고 미국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기술표준품형식승인(TSO)을 인증받았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08년 세상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완전 무선 이어폰도 젠하이저의 모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무선 이어폰이 급속도로 대중화된 것을 고려하면 13년 전에 출시된 무선 이어폰이 업계에 어떤 메시지를 던졌는지 유추하는 게 어렵지 않다.

당시 젠하이저 MX W1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되고, 휴대용 도킹스테이션을 통해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신형 무선 이어폰도 이와 같은 시스템으로 충전하는 것을 보면 이후 출시된 무선 이어폰에 젠하이저 MX W1이 방향성을 제시한 셈이다.

젠하이저는 MX W1에 저전력으로 고대역 음원을 전송할 수 있는 휴대용 트렌스미터를 함께 사용, 고음질의 음향 데이터를 처리할 수 없었던 당시의 무선 기술을 극복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한 결과 젠하이저는 독일 산업 혁신상 2회를 비롯해 오스카상, 그래미상, 에미상 등 국제적인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
 

2008년 세계 최초로 출시된 무선 이어폰 젠하이저 MX W1.[사진=젠하이저 제공]

“마이크도 있다”...연이은 신제품 출격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등 최근 헤드셋·이어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젠하이저지만 이미 1947년 자체 기술로 개발한 마이크를 선보였을 만큼 마이크 분야도 역사가 길다.

무선, 악기용, 카메라용 등 다양한 용도의 마이크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무선 마이크 시스템 ‘EW-D’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EW-D 스마트 어시스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자동으로 주파수를 탐색할 수 있다. 원격으로 시스템에 접속해 채널 이름 지정·제어, 송신기 음소거 등 관리도 가능하다.

제품 송신기의 다이내믹 레인지는 134dB로 작은 소리부터 제트기의 엔진소리까지 폭넓게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별도로 입력 감도를 조절하지 않아도 된다.
 

디지털 무선 마이크 시스템 ‘EW-D’ 시리즈를 원격으로 다룰 수 있는 ‘EW-D 스마트 어시스트’ 애플리케이션.[사진=젠하이저 제공]

소규모 방송 제작자들이 늘어나면서 젠하이저는 이들을 위한 카메라용 마이크 2종도 선보였다.

샷건 타입의 ‘MKE 400’과 핀마이크 타입의 ‘XS 라발리에’는 DSLR, 미러리스 카메라, 스마트폰 등 촬영기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MKE 400은 카메라가 가리키는 방향의 소리를 풍성하게 담아내 현장감 있는 녹음을 가능하게 한다.

후방·측면의 산만한 소음을 제거하는 ‘수퍼 카디오이드 캡슐’, 바람소리를 막는 ‘윈드 스크린’, 카메라를 만질 때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는 ‘쇼크 마운트’ 등이 특징이다.

XS 라발리에는 말하는 사람의 소리를 명확하게 담을 수 있어 화상 회의,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브이로그(Vlog), 팟캐스트 진행자 등이 사용하기에 좋다는 게 젠하이저의 설명이다.

카메라·모바일 기기에 케이블만 연결하면 별도의 전원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젠하이저 CI [사진=젠하이저 제공]


 
소비자 가전 사업부 소노바에 매각...‘선택과 집중’
지난 5월 젠하이저는 스위스 소노바(Sonova) 그룹에 소비자가전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매각 작업은 연말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매각 발표 당시 젠하이저의 공동 대표인 안드레아스 젠하이저는 “양사의 조합은 미래 성장을 위한 아주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소노바가 장기적으로 젠하이저 소비자가전사업부의 비즈니스를 보다 강화하고 성장의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젠하이저는 소노바 그룹과 브랜드 사용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장기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어폰 등 관련 제품은 앞으로도 젠하이저 브랜드로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실제로 젠하이저는 8일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무선 이어폰 ‘CX TW’ 출시 소식을 알렸다. 이 제품에는 균형 잡힌 스테레오 사운드를 구현하고 선명한 통화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들이 탑재됐다.

소비자가전사업부 매각 이후 젠하이저는 프로 오디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자회사 노이만 등 총 세 가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재 젠하이저는 설립자의 손자 안드레아스 젠하이저와 다니엘 젠하이저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은 2013년부터 함께 젠하이저를 이끌고 있다.
 

젠하이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다니엘 젠하이저(왼쪽), 안드레아스 젠하이저.[사진=젠하이저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