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서도 결별하나…'멀린다 이탈' 대비 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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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7-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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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단 "게이츠 부부, 함께 운영 불가 판단 시 멀린다 사임"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 후폭풍이 민간 최대 자선활동단체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이혼 후에도 재단 운영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던 게이츠 부부가 재단에서도 갈라설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재단이 이날 공개한 재단 운영 계획에는 앞으로 2년 뒤 빌과 멀린다 중 한 사람이라도 더는 함께 재단을 운영할 수 없다고 결정하면 멀린다가 재단 공동의장 및 신탁관리인직에서 사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5월 이혼을 발표한 빌-멀린다 게이츠 부부.[사진=CNBC 누리집 갈무리]


FT는 이를 두고 "2년 뒤에 시행될 탈출구"라고 표현하며 "세계 최대 민간 자선재단의 장기적인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일련의 지배구조 변화와 함께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멀린다의 재단 이탈 시나리오는 빌과 멀린다가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한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 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크 수즈먼 재단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재단 이사 사임 소식에 재단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재단 운영에 대한 세부 내용을 7월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이츠 부부는 지난 5월 이혼 소식을 전하면서도 게이츠 재단은 함께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약 두 달 만에 자선사업에서도 결별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수즈먼 CEO는 "만약 2년 뒤 두 사람(빌과 멀린다) 중 한 명이 함께 공동의장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공동의장직과 신탁관리인직에서 사임할 것"이라며 멀린다가 사임하게 되면 게이츠로부터 개별 자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개인 자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멀린다에게 제공되는 '개인 자금'은 재단 기부금과는 별도의 것이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만약 멀린다가 재단 공동의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이는 사실상 빌이 돈을 주고 멀린다를 재단에서 내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멀린다의 재단 이탈이 현실화하면 재단의 신탁관리인은 빌 한 명만 남게 된다. 현재 재단의 신탁관리인은 버핏 회장의 사임으로 빌과 멀린다 두 명뿐이다. 이와 관련 재단 측은 외부 신탁관리인을 임명할 예정이다.

재단은 빌과 멀린다가 재단 임원들과 함께 올해 말까지 새로운 신탁관리인을 선정하고, 이들의 책임을 규정하는 작업을 끝낸 뒤 내년 1월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며 신탁관리인의 확대가 재단에 다양한 시각과 전문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몇 명의 신탁 관리인을 임명할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즈먼 CEO는 멀린다의 재단 이탈 가능성이 담긴 계획 발표가 멀린다가 곧 재단을 떠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빌과 멀린다는 모든 개별적으로 그리고 함께 재단의 장기 공동의장으로 계속 함께 일하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내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멀린다 역시 "나는 재단 임무의 가치를 깊이 믿으며, 공동의장으로서 재단의 사업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멀린다가 재단 공동의장직이 유지될 수 없으면 재단을 떠날 가능성을 최소 몇 주간 논의해왔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멀린다가 재단 운영을 하면서도 자신의 투자·인큐베이팅 업체 피보털 벤처스 관련 업무에 더 집중해왔다고 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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