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규제와 감독 대책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암호화폐 시장의 성격이 주식이나 선물 옵션거래 등 기존 금융 투자 상품과 상당한 차이를 보임에 따라, 미국 증권 규제 당국이 아닌 관련 권한이 재무부나 연방준비제도(연준·Fed)로 향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금융 감독 기관이 충분한 투자자 보호 규정이 없는 상태인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더 많은 통제와 감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AP·연합뉴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 6개월 동안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사기로 8200만 달러(약 932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했다.

FTC는 해당 규모가 1년 전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암호화폐 사기 피해액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라면서 대부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소규모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미국에는 증권 또는 선물 거래 등의 파생 상품 시장과 달리 암호화폐 거래소나 거래 중개업을 감독할 수 있는 관계 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 투자자 보호와 관련한 현행법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에만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데, 암호화폐 시장의 특성 자체가 주식 등 기존의 금융 투자 상품과 워낙 상이하기 때문에 관계 당국 사이에서도 개입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금융 관리·감독 당국에선 암호화폐 시장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모이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해당 견해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대표적인 인사다.

특히, 겐슬러 위원장이 지난 5월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회에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와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한 이후, 하원 금융위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에 대한 감독 체계 마련을 포함한 법 개정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했다.

해당 모임에는 12명의 민주당 하원의원이 참여했다. 모임의 일원인 짐 하임스 하원의원(코네티컷)은 WSJ에서 "수 세기 동안 새로운 금융 체계 또는 통화 체계가 규제를 받지 않고도 문제없이 성장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근거는 단 하나도 없다"고 말하며 해당 논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편, WSJ은 기존의 금융 투자 감독 기관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나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암호화폐 시장을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견해도 힘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따라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쪽으로 부여하는 방안도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해당 권한은 옐런 장관이 주재하고 각 규제 기관장이 참여하는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가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FSOC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책임을 월가의 잘못으로 규정하고 책임을 물기 위해 제정된 '도드-프랭크 월스트리트 개혁 소비자 보호법'에 따라 소비자금융보호국(CFPB)과 함께 설립한 기관이다.

겐슬러 SEC 위원장은 당시 법안 제정과 해당 기관의 설립 근거를 마련하는 일에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WSJ은 '통화 화폐'로서의 성격을 가진 암호화폐의 일종인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은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연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법정 화폐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자산을 일컫는 말이다.

다만, 탈중앙화를 목표로 하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금융 당국의 규제가 디지털 자산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이와 관련해 미셸 본드 디지털자산시장협회 최고경영자(CEO)는 WSJ에서 "암호화폐 기술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엔지니어, 개발자, 프로그래머와 함께 논의하지 않는다면 디지털 자산을 규제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자료 사진.[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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