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패권전쟁' 각국 정부·거대 투자자, 시장 장악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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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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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국 정부 금융당국,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

  • 정부 규제 타깃된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

  • 암호화폐 투자 불씨 살리려는 거대 투자자들

  • 아크인베스트먼트, 비트코인 ETF 출시 신청

가상(암호)시장 내 각국 정부와 거대 투자자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 세계 금융 투자자들의 시선이 주목된 암호화폐 시장의 통제력을 장악하기 위한 정부 당국과 금융가(월가) 간 이른바 '암호화폐 패권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 정부는 법정통화의 지위에 도전하는 암호화폐를 견제하고자 암호화폐 관련 채굴업체, 거래소 등을 향한 규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 등 월가 거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미래 가치 등을 앞세워 암호화폐 지지 발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가 오히려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시장이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모바일 누리집 화면. [사진=BBC 누리집 갈무리]

 
◆바이낸스를 향한 각국 규제당국의 규제 칼날

중국부터 시작된 각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움직임은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가 주요 대상이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는 바이낸스를 향한 주요국 규제당국의 조사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바이낸스의 글로벌 사업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현재 바이낸스를 향해 규제의 칼날을 겨눈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인도, 캐나다 등이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바이낸스의 자회사 바이낸스마켓(BML)의 영국 내 모든 영업 관련 활동을 중단할 것을 명령하고, 소비자에게 바이낸스 홀딩스와 BML에 대한 경고도 내놨다. 아울러 바이낸스 투자자들의 영국 내 계좌도 사실상 동결시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CA의 명령에 따라 BML은 오는 30일까지 영국 내 모든 광고와 금융 판촉(프로모션) 행사 등을 모든 중단해야 한다. 또 FCA 승인 없이는 영업하지 않겠다는 것을 BML 누리집(홈페이지) 이외 바이낸스 본사 누리집과 애플리케이션(앱)에도 공지해야 한다.

이를 두고 FT는 "영국 금융당국이 바이낸스를 막았다"며 "바이낸스에 대한 세계 규제 당국의 가장 중요한 조치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바이낸스 측은 BML과 바이낸스닷컴이 별도의 법인이라는 점을 앞세워 FCA의 규제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BBC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바이낸스에 대한 FCA의 조치가 얼핏 보면 효과 없는 규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FCA의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투자의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FCA가 바이낸스 규제를 통해 규제당국이 암호화폐를 둘러싼 자금세탁 사기 등 불법행위, 소비자 보호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본 것이다.

영국 내 영업 활동이 중단된 바이낸스는 캐나다 온타리오에서의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가 암호화폐 거래소인 플로닉스, 바이비트, 쿠코인 등을 지방정부 규정 위반으로 기소하자 바이낸스도 이를 우려해 스스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 이용자를 위한 인터넷 동아리(커뮤니티 사이트) 게시물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 26일 온타리오 사업 철수 소식을 알리며 올해 말(12월 31일)까지 계정을 해지할 것을 권고했다.

OSC는 지난 21일에 바이비트가 온타리오주 거주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당국이 요구한 등록 수속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등 계약 거래 서비스 제공 등으로 증권법의 대상임에도 거래 등록에 나서지 않는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봤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의 금융당국도 바이낸스를 정조준하고 있다.

일본 금융당국은 지난 25일 바이낸스의 무허가 거래에 대해 경고했다. 당시 일본 측은 바이낸스가 일본 시민들과 암호화폐를 무단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은 바이낸스가 자금세탁에 연루된 혐의를 조사 중이다.

독일 금융감독청(BaFin)은 지난 4월 바이낸스의 증권법 위반 혐의를 언급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독일 금융당국은 바이낸스가 테슬라 등 주식과 연계된 토큰을 발행하면서 투자설명서를 발행하지 않았다며 유럽연합(EU) 증권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어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인도 금융 범죄 조사기관인 집행이사회(ED) 역시 지난 11일 바이낸스 계열사 '와지르X'의 외화거래규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해당 혐의와 관련된 거래 규모는 279억 루피(약 42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사진=비지니스인사이더 누리집 갈무리]

 
◆암호화폐 강세론자, 규제에도 투자 목소리↑

업계 관계자들, 암호화폐 강세론자들은 정부의 규제가 강화할수록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등 암호화폐의 추가 상승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EXMO의 이반 페트호프스키(Ivan Petuhovskii) 공동설립자는 "규제는 부인할 수 없는 성장 동력"이라며 "암호화폐 시장의 와일드웨스트(Wild West·무법지에 대한 비유적 표현) 단계가 거의 끝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거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투자 띄우기에 나섰다.

멕시코 금융부호인 리카르도 살리나스 플리에고는 자신이 보유한 은행이 멕시코 금융기관 중 최초로 비트코인을 수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특히 "(비트코인을) 지금 사서 팔지 말라"며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의 비트코인 매수를 독려했다. 그는 아스테카 은행, 멕시코 2위 방송사인 TV아스테카, 금융·소매업체 엘렉트라 그룹 등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 중앙은행은 곧바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법정화폐가 아니다"라며 멕시코 금융 체제에서의 사용이 금지됐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금융부호의 암호화폐 지지 발언을 견제했다.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누나)' 불리는 미국 투자자 우드 CEO의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아크 인베스트먼트 측은 해당 ETF가 SEC의 승인을 받으면 'ARKB'라는 종목코드 거래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 목적을 '비트코인의 실적 추종'이라고 설명,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가치에 대한 미래 기대, 비트코인 거래 건수, 그리고 자산으로서의 종합적인 비트코인 사용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비트코인 변동성을 인정하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평가 가치에 따라 상당한 이익이나 손실, 변동성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내놨다.

그러나 SEC가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 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SEC는 최근 비트코인 ETF의 승인을 재차 연기했다는 이유에서다.

SEC는 지난 16일 반에크 어소시에이츠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 승인 결정을 추가적인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이유로 연기했다. 지난 2013년부터 비트코인 ETF 상장 신청에 대해 반복적으로 승인을 거절하고 있는 SEC는 올해 지난 2월과 4월에 승인 결정을 연기했다. 

한편 한국 기준 29일 오후 1시 20분 현재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거래대비 0.81% 오른 3만4712.59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7.13% 뛴 2112.690달러에, 리플은 1.89% 상승한 0.65061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도지코인은 0.49% 빠진 0.255195달러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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