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하반기 중간배당...'주주 달래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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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백준무 기자
입력 2021-06-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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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당국, 제한 조치 내달부터 풀기로

  • 26% 이내 지침에 기대만큼 확대 어려워

[사진=아주경제 DB]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2분기 실적 발표 후 중간 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한 배당 제한 조치를 다음달부터 풀기로 하면서다. 하지만 중간배당을 하더라도 배당성향을 26% 이내로 맞추라는 사실상의 지침을 내리면서, 배당을 시장 기대만큼 확대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는 모두 오는 하반기 중간배당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내고도 올해 상반기 당국 지침에 따라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설정하면서, 하반기에는 '주주 달래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A 금융지주 관계자는 "5대 금융지주 모두 지난해와 비교하면 실적이 좋은 편이고 이익잉여금 등 재무적인 여력도 충분하다"며 "주식회사로서 주주가치 제고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중간배당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B 금융지주 관계자 역시 "주주총회 당시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요 금융지주 경영진들은 상반기 정기 주총에서 배당 확대 계획을 밝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주총에서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게 일관된 생각"이라고 말했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공언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과 이후승 하나금융 전무도 1분기 실적 발표 후 중간배당 가능성을 거론했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상반기에 실시한 지난해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에서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맞춰야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은행들에 배당을 줄여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하라는 '자본관리 권고'를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의결하면서다. 최대 실적을 내고도 배당성향이 예년보다 5~7%포인트 낮아지면서 주주들의 반발이 컸다. 금융지주들이 주주 달래기를 위해 하반기 중간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배경이다.

금융위가 지난 24일 정례회의에서 '자본관리 권고'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하반기 중간배당 기틀도 마련됐다. 금융위는 모든 은행과 금융지주가 금융감독원이 지난달과 이달 진행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통과해 배당성향 제한 권고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간배당성향을 '26% 이내'로 설정하라는 단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많았다. 금융위는 '의견'을 전제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배당할 것"을 권고했지만, 상당수 금융지주는 당국이 또다시 배당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2019년까지 4년간 은행권 평균 배당성향은 22.7(2018년)~26.2%(2019년)였다. 특히 주주 환원을 통해 주가 부양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지주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일 경우 일반적으로 저평가주로 분류되는데 4대 금융의 PBR은 모두 0.6을 밑돈다. 1분기 말 기준 PBR은 KB금융이 0.53, 신한금융이 0.44, 하나금융이 0.41, 우리금융이 0.31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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