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좀처럼 힘을 못 쓰는 배경엔 '대장주 이탈'도 있다. 코스피 지수를 좌지우지하는 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장주이듯이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선 대장주들 힘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오히려 대장주들의 '코스닥 탈출'만 반복되는 추세다. 과거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등 시장을 대표하던 스타 기업들이 떠난 가운데 최근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도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 성장주였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2008년과 2017년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정했다. 2018년에는 시총 1위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옮겼고, 2019년에는 포스코케미칼이 뒤를 이었다. 이후에도 △2021년 PI첨단소재·엠씨넥스 △2022년 LX세미콘 △2023년 SK오션플랜트·비에이치·NICE평가정보·포스코DX △2024년 엘앤에프·파라다이스 등 업종별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코스피행을 택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각 업종을 대표하는 '코스닥 간판 기업'이라는 점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전 당시 코스닥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하던 대장주였다. 셀트리온 역시 당시 시가총액 1위로 국내 바이오 산업의 상징으로 꼽혔다. 포스코DX와 엘앤에프는 디지털전환(DX)과 이차전지 소재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이전 상장 당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3위와 4위에 올라 있었다. 업종을 이끌던 이들 대표 기업이 코스피로 이동하면서 코스닥 시장 내 대표주 부재 현상도 심화됐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 상황도 다르지 않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기업인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해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2024년 코스피 이전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가 중도 철회했으며, HLB도 2023년 이전 상장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코스닥 대표 기업들이 꾸준히 이전 상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과 기업가치 재평가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다.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고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장 내 유동성과 수급도 기업가치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ETF, 코스피100 ETF, 코스피200 ETF와 인덱스 펀드, 연기금 패시브 자금 등을 고려할 때 코스피 이전에 따른 잠재적 자금 유입 효과가 크다"며 대장주들이 코스닥에서 탈출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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