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건전성 인정받은 미국 대형은행, '배당금 잔치'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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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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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대형은행 23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

  • 코로나19로 막혔던 자사주 매입·배당 제한 해제

  • 블룸버그, 6대 은행 현금지출 1400억 달러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미국 대형은행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이 오는 7월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대형은행 23개에 대한 자본 건전성 평가(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은행의 전원 통과 소식을 알리면서다.
 

미국 6대 대형은행. [사진=로이터통신]


경제전문매체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대형은행 23개를 대상으로 재무 건전성 평가를 시행한 결과 이들 은행 모두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동안 해당 은행에 적용했던 배당 지급과 자사주 매입 임시 중단 조처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재무 건전성 평가는 극심한 경기침체 상황에서 은행들이 가계와 기업에 대출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자본을 확보했는지를 점검하는 것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실시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두 차례 실시했다.

연준은 이번 평가에서 △미국 국내총생산(GDP) 7개 분기 연속 감소 △실업률 11%까지 상승 △뉴욕증시 55% 폭락 등의 경제침체 상황을 가정하고, 이런 환경에서 은행 23개의 손실이 4700억 달러(약 532조275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어 이들 은행의 기본자기자본비율(tier 1 capital ratio)이 10.6%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연준의 최소 기준인 4.5%를 크게 웃돌았다고 부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6대 은행 중 기본자기자본비율이 가장 높은 은행은 모건스탠리로 12.7%였다. JP모건체이스는 10.7%,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9.9%, 씨티그룹은 9.4%,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는 각각 8.8%로 추산됐다. 

FT는 특히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기본자기자본비율이 각각 5.9%포인트, 4.7%포인트 하락했다며 이는 평가를 받은 23개 은행이 평균 2.4%포인트 빠진 것과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은행의 전체 손실에서 소비자 부채 비중이 예전보다 줄었다. 이는 소매고객 대부분이 지난 1년 코로나19 기간 신용카드와 기타 대출금 상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상업·산업 대출의 예상 손실은 소비자 부채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과 기업 대출 부문에서는 1600억 달러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 [사진=신화·연합뉴스]


랜달 퀄스 연준 부의장 겸 은행부문책임자는 "지난 1년간 서로 다른 경제 침체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세 차례 진행했다"며 "은행 시스템(체계)이 현재 진행되는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만큼 탄탄한 건전성을 확보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FT는 "대형은행들은 정부의 부양책과 활발한 거래와 거래 수익에 의해 힘을 얻고 있다"며 연준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자사주 매입, 배당금 지급 등 현금 지출을 제한한 것도 은행의 자본 수준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CNBC는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대형은행들은 이제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을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유연성을 얻게 됐다"며 "전문가들은 은행업계가 오는 7월부터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규모를 수백억 달러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연준은 은행 측에 오는 28일 오후까지 자사주 매입, 배당금 지급 등에 대한 세부 계획을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고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덧붙였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 BofA, 씨티그룹 등 6대 은행의 현금지출 규모가 1400억 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봤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 분석가는 "앞으로 1년간 은행들은 수익의 100%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줄 것으로 예상되고, 그 규모는 2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FT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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