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미국 '하노이 노딜부터 시작하자' 하면 북한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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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6-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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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北에 '한미 연합훈련' 진전 있다는 얘기라도 흘려야"

지난 2019년 2월 27일 밤(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교 만찬 중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두 손을 들어가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미국이 북한에 지난 2019년 베트남에서 개최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부터 비핵화 논의를 재개하자고 하면 북한이 응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2월 말 하노이에서 만나 비핵화 협상을 개최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 바 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북한이 최근 내놓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 명의의 담화를 언급하며 이같이 해석했다.

정 부의장은 "시쳇말로 (북한이) 밀당을 하고 있다"며 "리선권 외무상이 김여정 부부장이 내놓은 담화를 외무성 입장에서도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하면서, 미국과 무슨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대화를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 이야기는 뒤집으면 만약 만나게 된다면 처음부터 아주 본격적인 협상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국내 경제 사정이 지금 그렇게 미국과의 대화를 완전히 거절하거나 차단하면서 자기 내부 살림 단속만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식량난이 심각한데 결국 미국과의 대화가 시작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대북 식량 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는 밑자락은 자기네가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의 대화가 전혀 열리지 않으면 WFP(유엔세계식량계획)도 움직일 수 없고, 또 우리도 쌀이나 비료를 줄 수가 없고 중국도 주기가 어렵다"며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빅딜안을 내놓기 전에 북·미 간에 접점을 만들었던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는 이야기가 미국 쪽에서 간접적으로라도 나오면 (대화의 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또 "본격적으로 본론부터 들어가야 하는데 '흥미로운 신호'라느니 한가한 이야기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사실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이 없으면 김여정 부부장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냥 내버려 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의장은 "김여정이 나서는 경우는 완전히 일을 끝장내기 위해서 나설 수도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도 김여정 같은 고위급이 나설 수 있다"며 "(이번에는) 후자의 경우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달 15~18일 노동당 전원회의 주재 기간 미국을 염두에 둔 듯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고 평가했다.

또 정 부의장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빨리 미국과 긴밀하게 조율을 해서 상당히 지금 좋은 방향으로 진전이 되고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라도 흘리면 다를 것"이라며 지난 2018년 12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간 연합훈련 축소·조정 협의 계획을 밝힌 사실을 언급, "그 말이 북한한테는 굉장히 좋은 신호로 읽혀서 2월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온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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