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와 닮은꼴 크래프톤 IPO, 이후 주가도 `V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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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1-06-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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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크래프톤 제공]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하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30조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제시했다. 지적재산권(IP) 활용 사업으로의 확장성을 내세워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콘텐츠 기업들을 유사 기업에 선정하며 예상보다 몸값이 높아졌다. 카카오·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을 비교군으로 선정하며 고평가 논란을 빚었던 빅히트(하이브) 공모와 유사한 상황이다.

하이브의 경우 상장 이후 주가 급락으로 논란을 부르기도 했지만, 과감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현재 주가도 공모 당시를 넘어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 '배틀그라운드' 등 핵심 게임을 활용한 IP사업의 성장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지난 16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크래프톤은 이번 공모를 통해 총 1006만230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는 45만8000원~55만7000원으로, 공모자금은 최대 5조6000억원 규모다.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희망범위 하단 기준 23조원, 상단 기준 29조5787억원으로 현재 증시에 상장한 국내 게임사들을 모두 뛰어넘는 수준이다.

크래프톤은 타 산업군의 기업을 유사 기업에 선정하며 기업가치가 올라갔다. 크래프톤은 PC, 콘솔, 모바일 게임을 제작 및 유통하는 기업이다. 2017년 출시된 1인칭 슈팅(FPS)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며 높은 주목을 받았다. 주당 가치에 반영되는 주가수익비율(PER) 산정 과정에도 중국의 넷이즈, 미국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 해외 게임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다만 이들 외에도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콘텐츠·지적재산권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대형 기업들이 비교군에 들어갔다. 특히 월트디즈니의 경우 88배 이상의 PER로 공모가 상승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상장한 하이브 역시 엔터테인먼트 이외 업종 기업을 비교군에 포함하며 공모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빅히트는 상각및세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배수를 활용하 공모가 희망범위를 산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카카오와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을 유사 기업으로 선정했다. 당시 이들 기업의 EV/EBITDA 배수는 33.26배, 48.37배였다.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 측은 빅히트가 위버스 등 팬덤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향후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근거로 삼았다. 실제 하이브는 상장 이후 국내외 기업들과 다양한 협업 관계를 구축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18일 기준 주가는 31만3000원으로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강력한 IP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크래프톤과 하이브는 유사하다는 평가다. 하이브의 방탄소년단(BTS)은 국내 보이그룹 최초로 전 세계적 팬덤을 구축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역시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사례다. PC버전에 이어 모바일 플랫폼까지 성공적으로 게임을 이식하며 확장성도 입증했다. 회사 측은 향후에도 배틀그라운드 IP의 생명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 제작 등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국내 스튜디오인 히든시퀀스에 지분 투자를 집행하며 배틀그라운드 관련 IP 활용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상태다.

다만 이러한 잠재력이 짧은 시간 내에 입증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과 협업을 통해 자사 플랫폼의 잠재성을 인정받은 하이브와 달리 크래프톤은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이미 게임 분야는 강력한 플랫폼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브의 성장세와 크래프톤을 비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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