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열풍 일으킨 트래버스·콜로라도... 한국지엠 마케팅 마법 통했다

유진희 기자입력 : 2021-06-19 10:30
미국 ‘애드&커뮤니케이션팀’, 미국 정통 RV에 ‘색깔’ 입혀 예능 PPL 등 폭발적 반응... 판매 확대로 이어져 이은정 부장과 김효정·김은실 차장 개성 넘치는 팀워크 한몫
무채색을 유채색으로, 낯섦을 익숙함으로, 일상의 편린을 대서사로 바꿔 마치 마법처럼 소비자들을 매혹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기업들의 판매의 ‘꽃’이라고 불리는 마케팅 부서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일고 있는 캠핑 문화를 선도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들이다. 특히 코로나19와 맞물려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차박과 트레일러 등 다양한 캠핑 문화를 소개하고 선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지엠의 마케팅 부서인 ‘애드&커뮤니케이션팀’이 최근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정통 레저용차량(RV)인 쉐보레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중심으로 연금술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강력한 힘과 가성비를 갖춘 미국 정통 RV로 국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입지를 탄탄히 했다. 또한 차박과 트레일러 문화의 대표 주자로 탈바꿈시켰다. 가족과 편안함, 품격 등 국내에서만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한 것이다. 차별화된 영상 광고와 제품 간접광고(PPL), 디지털 마케팅 등을 통해서다.
 

쉐보레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사진=한국지엠 제공]

팀을 이끌고 있는 이은정 부장이 전체적인 핸들을 잡고, 김효종 차장과 김은실 차장이 자신만의 스타일과 모델의 개성에 맞춰 차별화를 꾀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tvN의 예능 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 시즌1과 시즌2에 등장한 두 모델의 PPL이 대표적인 예다. 시즌1에 등장한 트래버스는 최대 2.2t의 트레일러를 가볍게 견인하며 소비자의 인식에 각인됐다. 현재 방영 중인 시즌2에서 활약하고 있는 리얼 뉴 콜로라도 역시 정통 픽업트럭 모델답게 최대 3.2t에 이르는 초대형 트레일러를 이끌며 지엠 RV의 매력을 가감 없이 전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당시 시즌1 방송 1~3회차 기준으로 데이터 산출 결과 방송 당일의 트래버스 검색량이 평소 대비 평균 42% 증가했다. 지엠 차량의 매력이 PPL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충분하게 전달됐다는 뜻이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최근 5년간 캠핑 트레일러 수는 매년 20% 이상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캠핑 트레일러 등록은 1만7979대로 2016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두 모델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0년 판매 기록을 보면 트래버스는 4035대, 콜로라도는 5049대로, 쉐보레가 2020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수입차 연간 등록대수 6위(1만2455대)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엠 RV의 국내 시장 진출에 초석을 다지고, 성장세를 이끄는 주역 중 하나인 애드&커뮤니케이션팀을 서울 교외의 한 캠핑장에서 최근 직접 만났다.
 

한국지엠의 주력 레저용차량(RV) 쉐보레 '트래버스(왼쪽)'와 '콜로라도'. [사진=한국지엠 제공]

Q. 애드&커뮤니케이션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
A. 이은정 부장:
국내 시장에서 신차를 잠재 고객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 주요 업무다. 광고, 매거진, PPL 등의 제작에 참여하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운영하고 있다. 고객과 접점에 있는 모든 분야에 관여한다고 보면 된다.

Q. 미국과 한국에서 마케팅 포지셔닝의 차이는
A. 이은정 부장:
글로벌 가이드라인, 포트폴리오가 있지만, 같은 제품이라도 시장마다 고객의 요구나 환경이 달라 받아들여지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쉐보레는 미국에서 역사가 깊고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브랜드다. 우리나라에서는 소형차 ‘스파크’ 등의 인기 덕분에 인지도는 높지만 친숙하다고 할 정도는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수입차라는 인식이 강하다. 글로벌 브랜드로서 쉐보레의 국내 수요가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하고, 고민도 많이 한다. 트래버스, 콜로라도가 출시된 배경이다. 각각 아메리카 정통 SUV, 픽업트럭의 강점을 지닌 제품으로써 사람들의 최근 요구를 잘 반영하고 있다.

Q. 트래버스의 마케팅 포인트는
A. 김효정 차장:
트래버스는 2019년 출시 전부터 가장 긴 전장을 가진 SUV로서 다른 브랜드와 다르다는 선 긋기 작업을 했다. ‘슈퍼 SUV’라는 타이틀로 단순히 큰 자동차가 주는 편리함을 넘어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을 가능하게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좀 더 흥미를 유발하고 차별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차량에 소파의 적재 등 다양한 이벤트도 기획했다. 물리적인 이동수단일 뿐만 아니라 가족이라는 정서적 공간의 강조도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에 하나였다. 실제 트래버스의 소비자 80% 이상이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다.

Q. 사실상 독점 시장이었던 국내 픽업시장에서 콜로라도의 차별화는
A. 김은실 차장:
2019년 첫 출시 당시 오히려 우리나라에는 픽업트럭이 없다고 생각하고 마케팅에 임했다. 기존 국내 시장의 픽업트럭들은 처음부터 픽업트럭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플랫폼부터 픽업트럭을 추구하면서 만들어졌다. 당시 ‘아메리카 정통 픽업트럭(Real American pickup truck)’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KAIDA에 가입도 한 배경이다. 주요 타깃은 40대 이상 남성이다. 미국과 달리 실용성보다는 중년 남성들의 로망을 실현해주는 자동차로 포지셔닝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람들의 일종의 양면성이 드러났다. 조용히 집에 있고 싶은 반면 외부에서 에너지를 표출하고 싶어 하는 면들이다. 그래서 ‘에너지편’과 ‘힐링편’ 등의 TV 광고를 제작해 코로나19 시대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까지 고려했다.
 

한국지엠의 마케팅 부서 ‘애드&커뮤니케이션팀’의 이은정 부장(왼쪽부터)과 김은실·김효정 차장. [사진=한국지엠 제공] 

Q. 캠핑 등 레저문화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데... 전환점이 있었다면
A. 김효정 차장:
지난해 트래버스를 협찬했던 바퀴 달린 집의 방영과 차량 캠페인과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당시 인터넷 실시간 채팅에서 차량에 대한 문의도 무척 많았고, 포탈사이트의 검색량도 늘었다. 실제 판매도 많이 됐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굉장히 흡족해했다. 바퀴 달린 집 시즌2에서는 콜로라도를 지원했는데 더 무거운 트레일러 등을 견인하며, 트래버스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특장점인 장치가 필요 없는 트레일링과도 프로그램의 취지가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특히 트레일링에서 무리 없이 안정감 있게 주행이 가능하다 점을 직관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어서 프로그램과 시너지가 좋았다.

A. 김은실 차장: 올해 SNS 캠페인 ‘트래버스 스테이’를 진행했다. 최근 온라인 집들이가 주목받은 점에 착안했다. ‘자동차’는 ‘집’이라는 개념에서 트래버스를 이미지화했다. 일하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으며, 음식을 만들고 자는 우리 일상의 공간을 나눠서 스토리텔링을 기획했다.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관련 콘텐츠에 당시 ‘좋아요’가 3000건 이상 나왔다. 댓글도 많이 달렸다. 사실상 광고인데 모두들 놀랐다. ‘안락하고 편안해 보인다’, ‘호텔방 같다’ 등의 반응은 자동차라는 공간이 갖는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했다.

Q. 캠핑 용도로 트래버스와 콜로라도가 어떻게 다른가?
A. 이은정 부장:
트래버스는 실제로 안에서 취침을 할 수 있다. 트래버스 자체를 침대로 활용해도 불편하지 않다. 콜로라도의 경우 차박을 하려면 별도의 도킹텐트 등이 필요하다. 콜로라도 고객들의 특징은 같은 모양의 차가 없을 정도로 고객들이 본인 특색에 따라 별도 액세서리를 이용해 차량을 많이 꾸민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도 ‘Z71’이라는 상위 트림(등급)이다.
 

쉐보레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 [사진=한국지엠 제공]

Q.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은 마케팅이 있다면
A. 이은정 부장:
요즘 소비자들은 PPL의 경우 그것이 광고라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차라리 우리들의 이야기를 아예 드라마화해서 보여주고 싶다. 개발 이유와 담긴 철학 등을 공유해 진심을 전달하고 싶다.

A. 김효정 차장: JTBC의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 등 대형 작품에서 우리들의 제품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아직까지 여건상 마케팅에 제한된 부분이 많다. 좋은 작품에 확실한 이미지를 가진 우리의 제품이 들어간다면 상호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본다.

A. 김은실 차장: 쉐보레 만의 복합문화공간, 고객체험 팝업스토어를 열어보고 싶다. 이를 기반으로 봉사활동, 콘서트 등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 차원에서 문화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싶다. 현실화된다면 외풍에 시달리지 않은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지엠의 마케팅 부서 ‘애드&커뮤니케이션팀’의 김효정 차장(왼쪽부터), 김은실 차장, 이은정 부장. [사진=한국지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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