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구직자 73%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업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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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1-06-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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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층 10명 중 7명 이상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업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20대가 최저임금 인상 시 일자리 감소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연령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사실상 최저임금을 받는 사회 초년생이거나 아르바이트생이다.

◆구직자 80% “최저임금 인상, 내년 일자리 감소 영향 줄 것”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8일부터 7일간 구직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에 대한 구직자 의견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직‧간접적으로 근로시간이 줄거나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응답자의 64.3%로 집계됐다.

[그래프 = 중기중앙회]

연령별로 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업난을 경험한 20대가 73.2%로 가장 높았다. 30대가 62.9%, 10대 60.4%, 60대 이상이 59.6% 순으로 조사됐다. 20대만 유일하게 평균을 웃돌았다.

응답자의 80%(매우 영향 27.9% + 다소 영향 52.1%)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48.1%,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은 15.7%다. 구직자의 63.8%가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20대 구직자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최소 동결 의견을 낸 비중은 67.3%로, 60대 이상(80.8%)에 이어 둘째로 높았다.

가장 시급한 정부 노동정책 질문에는 일자리 확대(68%)를 많이 꼽았다. 그 외 △임금인상(13.2%) △근로시간 단축(10.4%) △휴가 등 복지 확대(7.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 인상, 기업 고용 위축"…"청년들 초단시간 일자리로 내몰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청년층 일자리 감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와 최저임금 부담이 늘어난 기업이 일자리를 줄이거나 초단시간 근로자를 고용하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20대는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등으로 최저임금을 받는 연령대라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처음 최저임금 인상을 논의했을 때 찬성하는 20대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지금에 와서 (일자리 감소) 영향이 있고, 코로나19로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20대 청년층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건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기업이 일자리를 줄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임금이 올라가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경제학에서 당연히 논리적으로 설명되는 부분이고, 지난 몇 년간 통계적으로 이런 현상이 확인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 장애 없이 고용을 늘리려는 기업을 위축시켜 고용 유연성을 떨어뜨린다”며 “최저임금은 한번 오르면 내리지 못하고, 코로나19 때문에 기업의 노동수요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노동 공급은 그대로인데 수요가 줄어서 불균형을 이루는 상태가 이어졌고, 결국 젊은이들은 단기고용시장으로 내몰렸다”며 “안정적인 직장이 아닌 주15시간 초단시간 일자리를 다니는 청년들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최저임금이 일자리와 우리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인 만큼, 내년 최저임금은 중소기업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회복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는 선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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