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할까] 호국영령의 달 6월...해설사가 들려주는 민족의 역사 들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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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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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 숭정전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조국의 독립을 위해 수많은 희생을 치른 우리 선조들. 순국선열들의 용기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만들었다. '감염병 확산'이라는 두려움에 떨며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는 우리. 연애와 취직, 결혼 등 개인적인 고민을 하며 웃고 우는 우리. 이렇게 저마다 처한 환경에 즐거워하거나 괴로워할 수 있는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선조들 덕분일 게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뜻깊은 장소를 찾아 그들의 발자취를 되짚는 여행을 하며 선조들을 기억하고,  감사한 마음을 지녀보리라. 

서울관광재단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선정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3곳'을 찾아보자.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의 정신을 되새기며 애국심을 고취하고 우리 자신을 다시 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부 모습.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독립운동가들 탄압받던 현장 고스란히 

첫 번째는 '경희궁·서대문'이다. 근현대의 일제강점기를 비롯해 광복의 격동기에 독립운동가들이 탄압받던 현장을 그대로 담았다.

1949년 김구 선생께서 아쉽게 일생을 마감하신 장소인 경교장은 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후 전시하여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1919년 3·1운동 독립선언서를 외신으로 처음 보도한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의 가옥인 '딜쿠샤'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 도심에서 한국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든 '궁궐'일 것이다. 인왕산을 뒤에 두고 금천이 흐르는 곳에 자리한 경희궁은 짙은 녹음과 전통미를 고스란히 품었다. 하지만 속살은 참혹하기만 하다. 근현대의 잔혹한 참상을 품은 경희궁은 가장 비통스러운 궁궐이다.

일제는 도시계획을 통해 한양도성의 서문이었던 돈의문을 철거하고, 정문인 홍화문을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는 사찰의 정문으로 옮겨 사용하는 등 우리 역사를 지우기 위해 악의적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1949년 6월 26일, 김구 선생은 자신의 생활터이자 집무실이었던 경교장에서 총상으로 생을 마감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민족해방의 격변기 속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숭고한 영혼을 느껴볼 수 있다.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는 자주독립을 외치던 독립투사의 우렁찬 기상과 함께 참혹했던 탄압 속에서도 끝까지 일제에 맞서 저항하였던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이 내재한 민족혼을 일깨운다. 

◆충신의 얼 되새기며 걷는 숲길

일제강점기 가슴 아픈 역사와 잔잔한 남산 숲길을 함께 담고 있는 두 번째 추천 여행지는 바로 '남산성곽길'이다. 충신의 얼을 그대로 담은 장충단공원에서 시작해 국립극장을 지나 안중근기념관까지 숲길을 따라 걷는다면 기존 익숙했던 남산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서울의 중심을 둘러싼 사신사(四神砂) 중 하나인 남산을 주변으로 조선 후기 개항 이후 근대사의 아픔을 머금은 지역이 남산성곽길에 담겼다. 

고종 통치시절 을미사변(명성황후시해사건)에 순직한 열사들의 제단 일대로, 장충단공원부터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와 유묵을 담고 있는 마지막 안중근기념관까지 걸으며 조금이나마 호국정신을 느껴보기로 한다. 

길 사이사이에 펼쳐지는 남산길 이동구간에서는 울창한 푸른 숲길 속 한적함도 느낄 수 있다. 서울N타워에 올라 마주하는 탁 트인 서울 경치는 엄숙한 분위기를 잠시 내려놓고 찰나에 사유의 시간을 갖기에 충분하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립극장에서는 한·중 젊은 안무가와 무용수들이 6월 한 달간 '2021 보훈댄스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공연은 코로나19 시국을 반영,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관람과 공연 구성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극장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한강 순례길

마지막은 '한강 순례길'이다. 

정겨운 마포음식문화거리를 지나 한강변으로 나오면 강변북로를 따라 그 아래 길게 펼쳐진 한강 순례길을 마주할 수 있다. 절두산 순교성지와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까지 거닐며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이 될 듯하다. 

강변북로를 따라 그 아래 길게 뻗어 있는 한강을 바라보며 길을 걷다 보면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 복잡했던 생각들은 서서히 정리된다. 

마포음식문화거리를 지나 나들목을 넘어 도보길로 들어서니, 한강 순례길 특화구간이다. 

고난을 견디고 마침내 꽃을 피운다는 순례의 의미를 담은 네 종류의 길로 구성된 순례길을 걷다 보면 절로 경건해지는 마음을 발견한다. 그렇게 나 자신과 그간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사색에 잠긴다. 

마지막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는 서양 선교사들의 희생을 위로하듯 블루세이지, 버베나 등 이색적인 꽃들이 가득 피어 있어 6월 초여름 자연의 정취를 만끽하기에도 그만이다. 

한강 둘레길을 돌며 마주하는 밤섬, 절두산 순교성지 등 순교자들의 역사를 담은 발자취를 따라 걸어가며 나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곳, 바로 한강 순례길 여정이다. 

한편 도보여행에 함께하는 문화관광해설사는 전원 코로나19 선제검사를 했다. 이들은 해설 시작 전 체온측정과 손 소독을 필수로 실시하고, 해설사와 이용자 간 일정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무선 송수신기를 활용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홍재선 서울관광재단 관광콘텐츠팀장은 "문화관광해설사의 이야기를 통해 뼈아픈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고 간직해야 할 중요한 장소로 다시 기억될 것"이라며 "바쁘게 달려왔던 일상을 잠시 멈추고 사색을 통해 그간의 자취를 되돌아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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