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정부 주도 DID 확산, 디지털 신뢰 사회 앞당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춘식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前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
입력 2021-06-16 13:2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최근 정부는 국내 블록체인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에 5년간 113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해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도 블록체인 기술 업체들과의 한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산업 육성 방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등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많은 힘을 쏟는 것 같다.

이제 블록체인은 더 이상 낯선 기술이 아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과 대체불가토큰(NFT·Non Fungible Token)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에 주목해 관련 사업을 앞다퉈 전개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블록체인 산업 육성·지원 정책은 이 같은 추세를 반영,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발굴·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일상생활과 더욱 밀접하게 접목 가능한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 사례들을 발굴해 디지털 시대 국민 생활의 편익을 증대시키고자 하는 것 같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공개한 ‘2021년 블록체인 시범사업 추진 계획’에서 이러한 방향성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디지털 신원·자격증명, 문화∙예술, 물류∙유통 등 생활 속 다양한 분야에서 총 15개의 블록체인 시범사업이 올 한해 추진될 예정인 가운데, 가장 많은 6개의 시범사업에 적용되는 분산ID(이하 'DID') 기술이 눈길을 끌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차세대 인증 체계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DID 기술은 개인정보를 중앙 서버에 일괄적으로 저장·관리하던 기존의 중앙집중형 신원 인증 체계와 달리,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개인에게 부여함으로써 ‘자기주권신원(SSI·Self-Sovereign Identity)’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DID 방식에서는 인증기관으로부터 발급받은 자격증명서(VC·Verifiable Credential)를 개인의 스마트폰에 저장한 뒤 신원확인이나 자격 증명이 필요한 경우,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선택하여 제출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데이터 위∙변조의 위험이 적고, 데이터를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안전한 영역에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하므로 해킹 등의 보안 위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방식이다.

병무청의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서비스 구축, 비대면 국민연금 수급권 확인 시스템 구축, 비대면 전자 주총 시스템 개발 등 올해 추진되는 많은 시범사업에 DID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서비스를 예로 들면, 기존에 군 입대 또는 제대 시 대학교 휴∙복학을 신청하거나 군인 전용 통신·금융 서비스 가입, 영화관 예매 할인, 숙소 할인 등 복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병역 이행 관련 증명서와 확인서를 발급받아 오프라인으로 직접 제출해야만 했다.

그러나, 새롭게 구축되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러한 절차상의 번거로움이나 문서 위∙변조에 대한 걱정 없이 각종 증명서와 디지털 신분증을 DID 방식으로 발급받아 빠르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제출을 할 수가 있다. 행정안전부도 올 초 모바일 공무원증을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DID 기반의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도입한다고 밝히면서 DID가 우리 일상 속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주도하는 DID 시범사업은 단순히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던 각종 민원 등의 서비스를 편리한 온라인이나 비대면으로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시대의 상호신뢰성도 높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디지털 세상에서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 ‘디지털 신원(Digital Identity)’ 기술은 디지털 세상을 영위하고 다양한 서비스에 연결되기 위한 필수 요소로, 블록체인 기반의 DID 방식이 투명성과 불변성·상호호환성을 기반으로 디지털 신원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증명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다양한 DID 서비스의 상용화·대중화는 디지털 사회 전반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DID 서비스 사례 발굴·확산은 물론 원천 기술 확보, 전문 인력 육성, 규제 완화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블록체인 기반 DID 산업 육성은 우리나라가 신뢰 기반의 디지털 사회로 더욱더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춘식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前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