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뭄·전력난에 시달리는 대만 반도체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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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6-0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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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확산세 이어지면서 직원 자가격리 등 인력 부족

  • 물 부족, 전력난도 심각... 대책 마련에도 우려 증폭

#. 세계 4위 대만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난야 테크놀로지의 대규모 제조단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우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일부 직원들에 자가격리 조치가 내려졌으며, 출근한 직원들도 두명 이상 함께 점심을 먹지 못한다. 이들은 모두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근무 시간에도 일정 거리를 두고 앉아야 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나타난 대만 반도체 업계의 풍경이다. 5월 중순부터 대만에서는 연일 세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누적 사망자 수도 불과 한 달 만에 12명에서 260명으로 치솟았다. 이런 확산세 속에 대만 반도체 단지에도 약 131명의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검사하는 대만 방역 요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조 인력이 중요한 반도체 업계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반도체 공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인력 부족만이 아니란 점이다.
최악의 가뭄에 물 공급 부족... 각 업체들 '절수 대책' 나서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가뭄과 전력난과도 씨름하고 있다. 아열대 지역인 대만은 지난해부터 수십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물 부족 현상으로 이어져 대만의 일부 반도체 제조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과정 중에는 반도체를 냉각시킬 용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물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일부 업체들은 물 절약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는 중이다. 실제 지난 3월 정부가 저수지 저수량 고갈 방지를 위해 반도체 제조 단지에 물공급량을 줄인 뒤 난야테크놀로지는 사용하는 물의 95%를 재사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대만의 TSMC 역시 물을 재활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강우량 부족에 대비한 예비 공급품까지 비축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UMC 역시 대만 북서부에 있는 공장의 물 공급 부족 사태를 대비해 수많은 절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들은 이 같은 절수 대책 시행으로 물 공급 부족사태가 생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다.
가뭄·폭염으로 전력난도... "생산성 저하 우려"
난야 테크놀로지는 절수 대책뿐 아니라 전력난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대만전력과 계약을 체결하고, 정전이 발생할 때 사전 통보를 받기로 한 것이다.

최근 대만은 전력난도 심각하다. 가뭄과 폭염으로 전기 소비량이 폭증하면서 정전이 발생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달 대만 석탄화력발전소에 심각한 기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SCMP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업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만 반도체 산업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의 브래디 왕 연구원은 “업체들과 대만 정부가 반도체 생산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지만, 단기간에 예기치 않은 정전 등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난야 테크놀로지의 한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인해 예전만큼의 생산활동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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