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가속화에 힘 빠진 '치료제 개발'…"관건은 접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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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1-06-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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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양약품 이어 GC녹십자도 코로나 치료제 개발 포기

  • 국산 1호 치료제 '렉키로나', 예상보다 실제 투여량↓

  • 전문가 "보급 용이한 알약 형태 치료제 개발 필요"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속도가 붙는 반면 국내 제약사의 치료제 개발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백신 접종자가 늘수록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동력이 힘을 잃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문가는 코로나19 토착화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치료제 개발은 필수이며 접근성이 높은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주'의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지난 4일 자진 취하했다. 개발과 상용화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앞서 GC녹십자는 지난 4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코비딕주 조건부 허가 신청을 제출했으나, 허가의 첫 번째 관문인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가 치료 효과를 확증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상용화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식약처가 임상시험 결과를 추가 제출할 것을 권고했으나, GC녹십자가 스스로 개발을 접었다.

GC녹십자보다 앞서 일양약품 등도 임상에서 치료제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개발을 포기했다. 업계에선 공식화하지 않고 이미 개발에 손을 뗀 업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웅제약을 비롯해 종근당, 신풍제약, 부광약품 등에선 여전히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특히 '호이스타정'을 개발 중인 대웅제약은 올해 안으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치료제 개발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실제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치료제의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과 최근 업계의 무게중심이 백신으로 옮겨가는 분위기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1호 치료제인 셀트리온 '렉키로나'가 조건부 허가를 받아 의료 현장에 투입됐지만, 실제 투약환자 수는 정부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봉민 무소속 의원이 최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렉키로나 투약 환자 현황'에 따르면, 질병청은 앞서 하루 확진자 300명을 가정, 1분기에 약 3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 중 경증환자는 9137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렉키로나 구입 예산으로 42억4300만원을 예비비로 신청했다. 하지만 지난 4월 9일 기준 총 투여환자 수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1325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업계에서도 치료제 개발보다 백신 개발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치료제보다 백신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며 "5개 주요 제약사를 중심으로 백신 개발에 열중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이 토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치료제 개발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다만 타미플루와 같이 접근성이 높은 알약 형태 제형의 치료제가 개발돼야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시간이 걸려도 무조건 진행돼야 하는 것"이라며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알약 형태의 치료제가 빨리 나와야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보급 용이성과 더불어 증상을 획기적으로 완화할, 효과적인 약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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