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쟁’ 서학개미, 이젠 AMC로... 결말은 폭탄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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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06-0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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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AMC 주가 36배 폭등, 反 공매도 세력의 반발 추정

  • 국내 개인 투자자도 몰려... AMC "우리 사업과 무관한 흐름" 경고

미국 뉴욕에 위치한 AMC 극장.[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멀티플렉스 업체 AMC엔터테인먼트(AMC)가 ‘공매도와의 전쟁’이라는 ‘밈(meme‧온라인 유행어)’에 힘입어 서학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AMC 주가는 연초 대비 36배 이상 급등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롤러코스터 급등을 두고 결국 개인 투자자가 피해를 떠안는 ‘폭탄 돌리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7일 증권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AMC 주가는 지난 4일(현지시간) 47.91달러(약 5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2달러(약 2200원)에 불과했던 AMC의 주가는 6월 들어 72.62달러(약 8만700원)로 36배 이상 치솟기도 했다.

​AMC 주가는 지난달 23일부터 4거래일 동안 각각 13.25%, 19.96%, 19.2%, 35.58%씩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1.51% 하락하며 주춤했던 AMC의 주가는 이달 1일 다시 22.66%, 2일에는 95.22%씩 폭등했다. 하지만 3일 -17.92%, 4일 -6.68%씩 폭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를 두고 미국 증권가에선 올해 초 일어난 게임스톱 사태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스톱 사태란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 높은 가격에 처분하고 낮은 가격으로 주식 구매 대금을 갚는 공매도 제도에 반발해 미국 비디오 게임 업체 ‘게임스톱’의 주식을 대상으로 ‘쇼트 스퀴즈’를 유발한 것이다. 쇼트 스퀴즈란 공매도를 포함한 쇼트 매도 위주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커버하거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세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AMC 주가 폭등을 두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이 투자한 기업 주가를 올리기 위한 노력을 다시 시작하면서 밈 주식이 급등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내 주식 관련 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에선 지난달 26일부터 AMC를 언급하며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유하는 글이 5000여개 이상 올라왔다.

국내 투자자들도 밈 주식 열풍에 합류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6월 첫주(5월 31일~6월 4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고판 해외 종목은 AMC였다. AMC 매수 결제 규모는 약 2억9480만 달러(약 3277억원)로 집계돼, 약 1억991만 달러(약 1222억원)를 기록한 테슬라보다 2.5배 많았다. 같은 기간 AMC 매도 결제 규모도 2억7216만 달러(약 3026억원)에 달했다.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급등락을 반복하는 장세를 두고 밈 주식 열풍은 투자자끼리 폭탄을 돌리는 것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는 주가 상승 이유가 회사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나, 호재 발생보다는 인터넷 유행인 밈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밈 열풍이 사그라지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AMC는 지난 3일 SEC 신고 자료를 통해 “(AMC 주식의) 현재 시세는 우리의 기본적인 사업과는 무관한 시장의 동력을 반영한다”며 밈 주식 열풍과 선을 그었다. 미국 경제지 바론은 “AMC 주식을 소유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투자자는 AMC가 경고하는 것처럼 손해를 볼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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