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기업 공세] ① 디지털리얼티 "상암센터 상면 빠르게 소진…연내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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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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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디지털리얼티코리아 지사장. [사진=임민철 기자]


국내 클라우드서비스 수요 급증에 따라 데이터센터 구축 시장도 커졌다. 한국의 사업 기회가 크다고 판단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문 리츠(REITs) 업체들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2년 한국에 법인을 세우고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에 투자한 디지털리얼티가 그 중 한 곳이다. 올해 서울 상암에 디지털리얼티의 첫 국내 데이터센터가 준공돼 연내 가동에 들어간다.

3일 김재원 디지털리얼티코리아 지사장은 "앞서 서울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해 작년 6월 기공식을 진행했고 올해 4월까지 공정률 35% 정도로 공사가 진행됐다"며 "바닥과 내장재 등 건물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후 층별로 계획된 설계에 맞춰 장비가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리얼티의 상암 데이터센터는 올해 12월 13일 전체 가용 인프라의 50% 수준으로 1차 가동될 예정이다. 나머지 50%를 가동할 시점은 내년 2월께로 보고 있다. 김 지사장은 "건물이 완공된 뒤 빠른 운영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상면공간 50%를 우선 연내 개통하고, 2022년 2월 중에 나머지를 순차 개통하는 일정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리얼티 상암 데이터센터의 임대용 상면은 용적률을 고려하면 서버랙 2600개 정도를 수용하는 규모가 최대치다. 이나마도 준공 전에 사전 입주 계약으로 대부분 소진됐다. 입주를 원하는 기업이 많지만, 사업계획에서 정했던 기준에 따라 대형고객사와 중소규모 고객사의 비중을 유지하면서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소수 대형고객사에 몰아주지 않았단 얘기다.

김 지사장은 "데이터센터로 단순히 전산자원 기능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간 상호연동과 트랜잭션을 포함해 입주고객과 우리를 둘러싼 협력사와 파트너들이 생태계를 형성해 서로 많은 '거래'가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판단했다"며 "한 두 사업자가 전체 인프라를 쓰는 것보단 여러 사람이 나눠 쓰도록 상면운용계획을 짰다"고 설명했다.

상암 데이터센터의 이름은 'ICN10'이다. ICN은 우리가 해외여행을 다닐 때 항공권에 찍히는, 인천국제공항의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식별코드다. 즉 디지털리얼티는 소재지와 인접한 공항의 IATA 식별코드를 따서 데이터센터 이름을 정한다. 뒤에 붙는 숫자 10은 디지털리얼티가 투자한 첫번째 데이터센터라는 뜻이다. 두번째는 11, 세번째는 12, 이렇게 이어진다.

ICN10은 지하 2층, 지상 10층 구조의 건물로 들어선다. 내부 설비를 모두 채웠다고 가정할 때 최대 소비전력 규모는 12메가와트(㎿)로, 최근 건립되고 있는 독립 데이터센터 사이에서 엄청나게 큰 규모는 아니다. 다만 디지털리얼티는 ICN10의 접근성이 뛰어난만큼, 이곳이 향후 디지털리얼티의 한국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장할 때 '거점'이 될 것으로 본다.

김 지사장은 이에 대해 "부지의 크기와 고도제한 등을 감안하면 최대 상면공간은 크지 않은데 위치는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ICN10와 컴퓨팅·스토리지가 하나로 결합된 ICN11·ICN12를 통해, ICN10 대비 2~3배 크기 상면 요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한 네트워크 접속지점(PoP·Point of Presence) 또는 에지 PoP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리얼티는 한국데이터센터협의회·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에도 가입했다. 외국자본이 아닌 지역 생태계 참여자로서 고객·협력사와 상생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한국에 추가 투자도 추진한다. 관련 계획은 올해 3분기 발표된다. 김 지사장은 "3~4년 이내에 ICN10(건립)의 10배 규모의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며 "철새로 왔지만 텃새로 정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부지를 사서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상면을 임대하는 사업 외에 그간 세계 각지에 수백개 데이터센터 입지선정과 설계·시공·구축·운영을 하면서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제공하는 데이터센터 사업 기획·설계 컨설팅도 수행한다. 이는 국내에서 자체 데이터센터를 확보해 운영하려는 지자체·공공기관이나 민간 사업자들도 고객사로 삼을 수 있는 모델이다.

김 지사장은 "전세계 290여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특정 환경과 조건을 파악하면 과거 설계와 구축을 수행한 사업의 데이터를 가져와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맞춤형으로 반영할 수 있다"면서 "건물과 시설의 배치, 구조, 공조와 전력 설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부분의 글로벌 스탠더드와 로컬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국내서는 디지털리얼티보다 KT같은 회사가 여러 데이터센터 관련 건축·사업 규제와 국내 표준준수, 인허가 절차에 대응하면서 데이터센터 설계·시공·구축·운영을 해온 경험이 더 많다.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디지털리얼티는 KT의 역량을 넘어설 수 없다. 하지만 디지털리얼티는 해외진출을 꿈꾸는 기업고객에겐 경쟁우위가 있다고 본다.

김 지사장은 "디지털리얼티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하는 것이 주된 방향이며, 글로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게이트웨이"라면서 "이 사업과는 별개로 엄청난 네트워크 트래픽을 수용을 위해 대한민국 70%의 통신망을 갖고 있는 KT와 밀접하게 협의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조를 갖추고자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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