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한국 시내면세점 철수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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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6-0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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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급화 전략 위해 공항 면세점 집중키로

  • 국내 시내면세점 7곳 순차적 철수

  • 내년 말까지 中 공항 6개 매장 오픈

  • 높은 다이궁 의존도 결국에 독 됐다

에르메스, 샤넬과 함께 3대 명품으로 불리는 루이비통이 한국 시내면세점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철수한다. 일부 면세점과 갈등으로 브랜드가 빠진 적은 있지만, 한국 시내면세점 전체에서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루·샤'로 불리는 루이비통의 무게감이 상당한 만큼 실제 철수를 감행했을 때 면세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영국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와 면세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한국 내 시내 면세점 7곳에서 수년내로 매장을 철수하기로 했다. 무디 데이빗 리포트는 "루이비통이 한국에서 시내면세점 대신 공항 면세점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면세업계에는 2주전께 정책 개편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루이비통 제공]

고급화 전략을 위해 한국 사업 재편에 나서면서 중국 보따리상(다이궁·代工) 위주인 한국 시내면세점을 철수하고 공항과 백화점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루이비통은 현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신라면세점 서울점 등 서울 4곳과 부산 1곳, 제주 2곳의 시내면세점에 입점해있다. 

루이비통이 국내 시내면세점 철수 결정을 내린 건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면세점의 기형적인 다이궁 의존구도가 루이비통의 럭셔리 이미지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단체 여행객 위주의 시내면세점 보다는 외국인 자유여행객(FIT·Foreign independent traveler)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중국 공항이나 마카오 면세점에 집중할 계획이다.

면세업계는 당황하면서도, 대부분 '올게 왔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동안 다이궁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명품업체가 추구하는 고급화 전략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사태 이후 한국 시내면세점의 관광객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고 다이궁이 이 자리를 채웠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터져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다이궁의 비중이 90%를 웃돌고 있다.

일각에선 루이비통의 시내면세점 철수에 따라 에르메스, 샤넬 등 타 명품 브랜드들까지 연달아 한국 시내면세점에서 철수하는 게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면세점 관계자는 "루이비통이라는 명품이 한 매장에 차지하는 무게감이 크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들에도 영향을 줄까봐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 번에 전체 철수가 아닌 2022년 말까지 순차적 철수하는 데다가 유예기간도 포함하면 시간이 있고 최근 한국 면세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어 추가적으로 협의할 시간이 있다"면서 "철수 일정이나 방식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비통은 공항 면세점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인천공항 1터미널에 매장이 있으며, 내후년에는 2터미널에 신규 매장을 연다. 중국 공항에는 내년 말까지 6개 점포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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