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단지들이 대거 이주에 돌입한 가운데, 이주 수요가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특히 생활권은 공유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동작구는 벌써부터 전세 물건이 잠기고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동작구의 전세 매물은 641건으로, 한 달 전(803건)에 비해 20.2%가 줄어들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어 용산구가 453건에서 370건으로 18.4%가, 은평구가 766건에서 626건으로 18.3%가 떨어지며 뒤를 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작구 동작동 '이수힐스테이트' 전용면적 141㎡는 지난달4일 15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으며 동작구에서 가장 높은 전셋값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1억원에 체결된 마지막 계약보다 4억원이 오른 금액이다.
이 밖에도 신고가는 속출하고 있다. 사당동 '이수자이' 전용 114㎡와 흑석동 '해가든' 전용 114㎡는 각각 지난달 3일과 지난달 28일에 보증금 10억원으로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네이버부동산 등에 따르면 전세 매물은 씨가 마르는 모습이다. 1073가구 규모의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의 전세물건은 현재 9건에 불과하다. 655가구 규모의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1차'의 경우, 소형은 매물이 없고 2건만 올라와 있는 상태다.
반포 재건축 이슈 당사자인 서초구 역시 전세 물건이 씨가 마른 모습이다. 서초구 전세 매물은 한 달 전 2908건에서 이날 2802건으로 3.7% 정도만 감소했지만, 아파트 개별로 보면 서초동 '롯데캐슬클래식'이 같은 기간 65건에서 22건으로 60% 떨어지며 서울에서 전세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아파트에 등극했다.
또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는 모두 2444가구 규모의 대단지지만, 단지 전체의 매물은 4건에 불과하다.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는 757가구 규모지만, 현재 전세 매물은 0건이다. 월세 물건만 16건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잠원동의 A공인중개소 대표는 "서초구는 임대차 3법과 더불어 이주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세시장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4년차 아파트면 이 시기에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지금은 매물이 쌓이지 않으면서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추세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5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0.04%에서 0.06%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 가운데 서초구는 전주보다 0.10% 포인트 오른 0.26%로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동작구 역시 0.10%로 전주보다 0.04% 포인트 급등했다. 부동산원은 정비사업 영향 등으로 서초구가 올랐으며, 동작구는 이주 수요 있는 노량진·흑석동 위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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