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택일' 사라진 중국 618쇼핑데이...中企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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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5-2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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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상거래업체, 2곳서 판매땐 추가 비용 요구

  • 당국 금지 조치에 입점 중소 브랜드 늘어나

  • 중국 전자상거래 역사상 첫 빅테크·중기 상생

  • 각종 할인·보복 소비에 티몰·징둥 대박 행진

[그래픽=아주경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618쇼핑데이에 참여하려면 오로지 1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만 물건을 판매하라는 압력이 존재했다. 만약 2개 플랫폼에서 동시에 판매하려면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 했다."

중국 남부 푸젠성에서 전자기기를 판매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가 최근 중국 중앙인민라디오방송 인터넷판 앙광망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와 같이 소규모 업체들은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렵고, 한 곳에서 물건을 팔아 번 수익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며 지난해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그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에 고질병이었던 전형적인 '양자택일(二選一)' 강요의 피해자였다.

하지만 올해 618쇼핑데이에서는 이 같은 중소기업의 불만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상대로 더욱 규제 고삐를 죄면서다.
 
중국 당국 규제 속 열리는 쇼핑 행사··· "중소기업에 많은 기회 제공할 듯"

618쇼핑데이는 중국 2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京東)그룹 창립일인 6월 18일 전후로 열리는 징둥의 최대 쇼핑 행사다. 중국 전자상거래 1위 업체 알리바바가 매년 11월 11일 개최하는 '광군제(光棍節·싱글데이)'와 함께 중국 대표 쇼핑 행사로 꼽힌다.

올해는 618쇼핑데이를 평년보다 더 빨리, 더 길게 진행된다. 티몰과 징둥은 618쇼핑데이를 5월 24일 사전예약을 시작으로 6월 20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한다. 공식적인 축제 개시일은 6월 1일이다.

이번 6·18쇼핑데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열린 두 번째 쇼핑 행사인 데다, 중국 당국의 규제 속에 열리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중소 브랜드가 대거 늘어났고 소비자가 아닌, 판매업체를 위한 지원책도 속속 등장한 것이다.

실제로 징둥은 플랫폼에 입점된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간 소비자들에게만 혜택을 줬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되는 모습이다. 징둥은 이번 618쇼핑데이 기간에 12만개 중소기업의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달성, 230개 브랜드의 판매액이 1억 위안(약 175억원)을 돌파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온라인쇼핑몰 톈마오(天猫·이하 티몰)에도 유입 브랜드가 대거 늘어났다. 올해 618쇼핑데이 기간 티몰에 유입된 브랜드는 25만개로 지난해보다 2.5배 많다.

티몰과 징둥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중국 당국의 규제와 연관이 있다. 앙광망은 알리바바가 자사 쇼핑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양자택일'을 강요해온 점 등을 지적하며, 지난달 182억2800만 위안의 과징금을 부과한 후 판매상의 입점 문턱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양자택일은 대형 인터넷 플랫폼이 입주 업체에 다른 플랫폼과의 거래 금지를 강요하는 부당경쟁 행태다.

앙광망은 "중국 당국이 양자택일을 금지함으로써 중소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 618쇼핑데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역사상 처음으로 공평하게 함께 어울리는 '잔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왕훙 웨이야(왼쪽), 리자치(오른쪽)의 라이브커머스 모습. [사진=웨이보 캡처]

 
618쇼핑데이 사전예약 첫날 티몰 대박행진

중국 당국의 규제에도 올해 618쇼핑데이 열기는 뜨겁다. 618쇼핑데이를 맞이해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 사이에서 판촉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3대 전자상거래업체로 꼽히는 알리바바, 징둥, 핀둬둬(拼多多)는 다양한 이벤트를 앞세워 소비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폭발하면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은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티몰은 생방송 시작 약 4시간 만에 기준 에스티로더, 샤오미, 화웨이, 랑콤, 스킨수티컬즈, 시세이도, 로레알, 라메르, 하이얼 등 10개 브랜드의 개별 사전예약 규모가 1000만 위안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중국 왕훙인 리자치와 웨이야도 이날 티몰 생방송 4시간 만에 각각 25억6500만 위안, 23억7900만 위안 예약 판매액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티몰의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애초 티몰과 징둥은 지난 24일부터 618쇼핑데이 사전예약을 시작하기로 했으나, 티몰은 징둥과 차별화하기 위기 위해 행사 시작 시간을 앞당겼다. 티몰은 매년 사전예약을 0시부터 시작했던 것을 앞당겨 전날 오후 8시부터 사전예약을 받기로 한 것이다. 

올해 티몰 618쇼핑데이 상품 할인폭은 '역대급 수준'이 될 전망이다.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앴다. 장바구니에 200위안을 넘게 담으면 30위안을 할인해주고, 매일 50% 할인 등 쿠폰도 제공한다.
 

티몰 618쇼핑데이 포스터.[사진=티몰 웨이보 캡처]

소비자 유치 열 올리는 징둥·핀둬둬

징둥과 핀둬둬 등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현재까지 618쇼핑데이 사전예약 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들 전자상거래업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역시 역대급 할인 혜택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징둥도 티몰과 같은 날 쇼핑축제를 시작했다. 징둥은 인터넷 생방송을 통한 판촉 활동에 더욱 힘을 실었다. 618쇼핑데이 기간 동안 다이훠(帶貨, 스타나 유명인이 상품 판매에 나서 대중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 인터넷 생방송을 위해 연예인 1000명 이상과 기업대표 1000명을 섭외했다.

징둥은 이번 618쇼핑데이 기간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도 주력했다. 징둥은 300만개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해 오프라인 쇼핑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핀둬둬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억 위안 상당의 보조금 지급행사와 함께 특가 할인 상품을 대거 선보였다. 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농민들의 참여도 적극 유도했다. 농민들이 라이브를 통해 농산물 및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도록 한 것이다.

판매 기한이 길어진 만큼 618쇼핑데이 거래액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티몰과 징둥에서 이뤄진 거래액이 각각 6982억 위안, 2692억 위안이었는데, 올해 당국의 규제에도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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