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물가상승 우려에 기술주 흔들, 테슬라 2.19%↓…유가 2년래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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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5-1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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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주 약세에 뉴욕 3대 지수 일제히 하락세

  • 다우 0.16%↓ S&P500 0.25%↓ 나스닥 0.38%↓

  • 테슬라, 마이클 버리 '주가 하락' 베팅에 추락

  • 국제유가, 미국·유럽수요 전망 낙관론에 상승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은 가파른 경기 회복세에 따른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에 흔들리며 주간 첫 거래일을 하락으로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4월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기술주가 물가상승 압력에 약세를 보인 것에 영향을 받았다. 유럽 주요 증시도 시장 참여자들이 물가상승 압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초점을 맞춘 것에 영향을 받아 흔들렸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지난주 예상보다 뜨거웠던 물가지표에 침체를 겪었던 시장은 이날도 기술주의 지속적인 약세에 하락했다"며 "최근 시장 투자자들은 성장주에서 에너지, 금융, 공업재료 등 경기회복 수혜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34포인트(0.16%) 빠진 3만34327.7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6포인트(0.25%) 떨어진 4163.2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0.93포인트(0.38%) 하락한 1만3379.05로 거래를 마치며 뉴욕증시 3대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지난주 시장은 예상치를 크게 웃돈 물가지표에 요동쳤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 5거래일 중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뒤 저가 매수세에 연일 상승했지만, 주간 기준 2.3% 추락했다. 다우 지수도 주간 기준 1.1% 하락했고, S&P500지수도 4.1% 빠졌다.

CNBC는 "지난주 뉴욕증시는 물가상승 공포에 타격을 입었고, 주요 3대 지수 모두 주간 기준으로 지난 2월 26일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S&P500지수의 11개 분야는 △에너지(2.3%) △금융(0.13%) △공업원료(0.9%)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부동산 분야는 전 거래일과 거의 차이가 없는 보합으로 마감했다. △임의소비재(-0.03%) △필수소비재(-0.15%) △헬스케어(-0.17%) △산업(-0.28%) △기술(-0.07%) △커뮤니케이션서비스(-0.88%) △유틸리티(0.86%) 등을 하락했다. 다만 하락률은 모두 1%대 미만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 증시의 주간 첫 거래일도 하락으로 마무리됐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60포인트(0.26%) 떨어진 4006.84로 마감했다. 런던 FTSE100지수는 10.76포인트(0.15%) 빠진 7032.85를,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7.79포인트(0.28%) 하락한 6367.35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는 20.02포인트(0.13%) 무너진 1만5396.62로 거래를 마쳤다.
 

17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일주일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지수 변동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갈무리]

◆ 여전한 물가상승 압박···기술주 약세에 시장 '흔들'
지난 12일에 발표된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앞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2%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9월 4.9% 상승 기록 이후 최고치이자 시장 전망치인 3.6% 상승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월 대비로도 0.8%가 상승, 시장 전망치 0.2% 상승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선 '급격한' 물가상승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술주에 직격탄이 됐고, 그 여파가 이날까지 이어진 셈이다.

연준 인사들은 현재 나타난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인 현상이고, 시장이 우려하는 조기 자산매입 축소·기준금리 인상 등은 없을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오는 19일 발표될 FOMC 4월 의사록에서도 연준의 이런 기조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이날 언론 회견(인터뷰)과 연설 등을 통해 연준이 통화 완화 정책 기로를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보스틱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경제 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경제지표의 상당한 진전을 이루기 전까지는 매우 강한 통화 완화적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미국 고용시장의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현재의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언급했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우리는 매우 유동적인 기간에 있다. 미국 경제는 올해 6%의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고, 7%에 달할 수도 있다"며 "4월 고용보고서는 실망스러웠고, 여전히 고용시장에 깊은 구멍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준은 현재 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2%대를 유지하고, 고용시장에서 완전고용이 이뤄질 때 자산매입 규모 축소, 기준금리 인상 등의 통화 긴축 정책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연준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태로, 연준이 예상치 못한 시기에 통화 긴축을 논의할 수 있다고 의심하며 기술주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이날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보기술(IT)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애플, 넷플릭스가 각각 0.9%, 마이크로소프트(MS)는 1.2%가 추락했다.

최고경영자(CEO) 악재에 흔들리는 테슬라는 2.19%가 하락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도 0.84%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CNBC는 "테슬라 주가는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투자)하는 매도 포지션을 5억 달러(약 5690억원) 이상 매수했다는 소식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통신업체 AT&T의 주가는 자사 콘텐츠 사업부 워너미디어가 케이블 TV채널 사업자인 디스커버리와 합병했다는 발표 여파로 2.7%가 빠졌다.

JP모건의 니콜라스 파니지르조글루(Nikolaos Panigirtzoglou) 전략가는 지난주 시장의 하락은 물가상승이 주식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이자 시장의 과대매수 정도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CNBC에 전했다. 
 
◆ '치솟는 원자재' WTI, 2년래 최고치···금값도 1월 이후 최고

국제유가는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도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전망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90달러(1.4%) 오른 배럴당 66.2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4월 23일의 배럴당 66.30달러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 대비 0.75달러(1.1%) 오른 배럴당 69.46달러에서 움직이며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국제시장조사 및 분석 관리자는 "시장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대부분 지역의 강한 수요 회복으로 인한 장기 낙관론에 관심을 두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의 조정 압박이 커지고,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9.50달러(1.60%) 뛴 온스당 1867.60달러로 마감, 팩트셋(Factset) 기준 지난 1월 7일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이날 오후 5시 27분 현재 0.11% 추락한 90.22를 나타내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지수의 최근 5거래일 간 0.01% 오르며 보합을 기록했다. 반면 최근 한 달 동안에는 0.93%가 하락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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