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정책을 듣는다] 오경택 강원 화천군청 관광정책과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관광 화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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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박종석 기자
입력 2021-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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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 2만5천 명의 작은 도시 전국이 주목···빠른 광고 효과 위해 인기 방송프로그램 유치

  • 관광트렌드 변화에 생태 자연의 장점 살린 체류형 관광코스 개발···일자리 창출·경기 부양 기대

 

올해 12월 정년퇴임하는 오경택 관광정책과 과장[사진=박종석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의 미풍양속까지 바꿔 놓은 재앙과도 같은 무서운 존재입니다. 그래서 화천군은 단기적인 전략과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관광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경택 강원 화천군청 관광정책과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관광 화천을 만들고 올해 연말 떠난다. 오경택 과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정년퇴임을 앞둔 공무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구 2만5천 명의 작은 도시를 위해 미래가 공존하고 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도시 구축에 앞장서고 있어서다.

지난해 1월에 불어닥친 코로나19는 관광 여행의 추세를 소규모 언택트 여행과 생태적 자연을 찾는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 이후 청정 자연 속에서 힐링을 즐기는 여행 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화천군도 이러한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화천지역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관광 트랜드에 나섰다. 오 과장은 얼마 남지 않은 퇴임에도 이 같은 관광 흐름에 단기적인 정책과 장기적인 정책으로 나눠 관광 화천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화천군은 최전방 접경지역으로 다른 지역보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다른 지역에 비해 관광객을 유치할 관광시설이 우수한 것도 아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와 맞물려 지역경제의 축이었던 산천어축제도 개최하지 못하는 등 관광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며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화천군은 돌파구를 찾았다. 그 돌파구의 중심에는 오경택 과장이 있다. 지난 4월 강원도 관광 재단에 따르면 화천군은 강원도 내에서 3월 이전 대비 관광객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통신사와 신용카드 데이터에 기반해 강원도 18개 시군의 관광객 증감을 분석해 내놓은 의외의 결과였다.

관광객 증가는 지역사회에서 잔잔한 화제가 되었고 화천군청 공무원들은 미소와 함께 관광 정책과 리더인 오경택 과장에게 응원이 쏟아졌다. 

오 과장은 2017년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대민행정정책으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역일꾼으로 35년 동안 헌신했지만 지금도 화천지역의 관광객 증가를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화천군의 관광객 증가 비결은 무엇일까? 오경택 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과거의 집합식 관광객 유치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금 당장 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지만 우선 비대면으로 전국 가가호호 방구석까지 화천군을 배달하는 방안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화천군은 아직 자연이 살아 있고 정이 먼저 통하는 구수한 시골만의 삶이 있다. 다행히 화천군의 컨셉과 맞는 ”tvN의 어쩌다 사장“, ”KBS 1박 2일“ 등 인기 방송프로그램과 연결되어 지난 1월부터 촬영에 들어갔다. 이런 방안들이 단기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강원도 내 관광객 증가율 1위라는 성과를 내게 됐다. 이에 대해 오 과장은 "덕분에 얼마 남지 않은 공직생활의 마무리를 부끄럽지 않게 준비하고 있어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송 유치가 쉽지는 않았다. 인기 방송프로그램의 촬영비는 재정적으로 열악한 화천군에 꽤 부담이 아닐 수 없었던 것. 그래서 촬영비가 아닌 행정지원을 조건으로 프로그램을 유치했다. 오 과장은 "촬영비가 아닌 행정지원을 조건으로 방송을 유치하기 위해 방송국 관계자분들을 매일 만나서 도와달라고 설득했다. 지역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협조해 주신 방송국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화천군의 장기적인 관광 전략을 무엇일까? 그는 “빠른 광고 효과를 위해 인기 방송프로그램 유치 촬영을 전략적으로 선택했지만, 장기적인 방안 역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과장은 "접경지인 화천군은 3개 사단이 주둔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병사의 외출 외박이 제한됐다. 또 효자축제인 산천어축제는 매년 1월 중 23일간 열리면서 1003억원의 직접 경제효과를 가져다주었다. 그렇지만 2년 연속 정상적으로 개최하지 못해 지역경제가 이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위기는 단기적인 방안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장기적인 방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현재의 관광산업은 소규모 온라인 영업 강화와 가족, 친구, 모임 등 FIT 형식의 소규모 여행객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들이 자연 친화적 야외공간을 원하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을 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규모를 위한 관광 정책도 구상중이다. 그는 “현재 화천군의 관광정책은 관광시설 유치보다는 자연의 장점을 살린 야외 소규모 관광지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시설 유지비용이 적게 소요되며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장점과 함께 소규모 관광객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원천리 메타세쿼이아 가로 숲길, 말골수중보 하트섬 조성은 이미 완료했고 거례리에 명품 숲 조성이 6월에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에는 근현대역사의 기록을 간직한 화천댐 공도교를 연결한 트레킹 코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해 백암산 케이블카, 평화의 댐, 파로호 유람선과 함께 파로호 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 이 관광코스는 화천군에서 처음으로 구상하고 있는 체류형 관광코스이다. 이미 파로호 권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검증용역도 완료했다. 이 관광코스가 마무리되면 화천군은 상가와 숙박업소는 물론 지역 음식점의 경기 부양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 과장은 “최문순 군수를 비롯해 화천군청 직원들은 지역을 위해 헌신할 마음의 자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겨울 축제는 축제용 물고기를 퇴비로 만들어 땅속에 묻어야만 했다. 하지만 우리는 공부하고 노력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지난 1월 축제용 산천어를 밀키트, 반건조, 캔 종류 등의 상품을 개발하고 완판까지 해냈다. 산천어축제의 명성을 보면 화천군청 공무원들의 의지를 알 수 있다. 이같은 의지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되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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