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그깟 먼지 아닌 발암물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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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5-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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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멀리 떨어진 가족 간의 만남이 쉽지 않아졌다. 그렇지만 올해 어버이날 만큼은 부모님을 찾아뵙는 인파가 늘었다. 지난해에도 만나지 못했는데, 내년이라고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서다. 

공교롭게도 올해 어버이날 연휴에는 전국에 지독한 황사가 덮쳤다. 기상청은 지난 7일 오후 인천과 경기 중부, 충남 서부, 서해5도, 전북 서부 등에 황사 경보를 발령했다. 내륙에 황사 경보가 발령된 것은 2008년 5월 30일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고비 사막에서 발원한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151㎍/㎥ 이상)으로 치솟았고, 전 권역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36~75㎍/㎥)을 기록했다. 공기 질이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기상청과 환경부는 가급적 바깥 외출을 삼가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공허한 외침일 뿐이었다.

도로 곳곳에는 이동 차량이 몰려 도로가 정체됐고, 식당과 주요 관광지에는 나들이객이 넘쳐났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집에만 있어서 뭐 하냐', '그깟 먼지 좀 많아졌다고 못 나갈 이유가 있냐', '먼지 핑계 대지 말아라'와 같은 안일한 생각이 만연한 결과다. 특히, 이런 인식은 어르신들에게 강하게 박혀 있다.

'미세먼지'라는 명칭 때문에 미세먼지를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알고 보면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 중 하나다. 연소 입자인 탄소, 유기탄화수소, 질산염, 황산염, 유해 금속 성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라듐이나 고엽제, 포름알데하이드 등과 같은 등급이다.  

미세먼지의 입자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고, 2.5마이크로미터보다 크다. 이는 육안으로 판별하기 어려운데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더 작다. 미세먼지가 주로 대부분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한다면, 초미세먼지는 담배 연기나 연료 연소 때 발생한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우리가 숨을 쉴 때 호흡 기관에 들어가 폐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병을 막아내는 힘인 면역 기능을 약하게 만든다. 미국에서는 매년 6만400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미세먼지의 오염 때문에 일찍 죽는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세먼지를 단순히 '먼지'나 대기 오염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 대신 '발암 먼지', '발암 유발 먼지' 등으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최근 탄소중립 2050 바람을 타고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로 용어로 강화된 것처럼 공기 질에 대한 경각심 강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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