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은 죄가 없다”…비전경쟁 시동거는 국힘 쇄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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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5-1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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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혜 “필요한 건 비전과 능력”…김웅 “쇄신과 변화 해보자는 것”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웅 김은혜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사진=아주경제, 연합뉴스 db]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신진 세력들이 ‘영남‧비영남’, ‘윤석열 영입’, ‘초선‧중진’ 등 소모적 프레임 싸움에서 탈피, 비전 경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신 지역이나 나이, 선수(選數)를 둘러싼 논란에 묻혀, 당 쇄신 방향 및 방안 등에 대한 논쟁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

김은혜(초선‧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 당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도로한국당’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영남 출신이면 무조건 안 된다’는 ‘영남당 프레임’은 백해무익한 자해정치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이 난국을 타개하고 미래를 열어낼 비전과 능력”이라면서 “국회의원 당선횟수나 연령과 마찬가지로 출신 지역은 전혀 쟁점이 될 수 없는 부차적인 사안”이라고 했다.

김웅(초선‧서울 송파갑) 의원은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영남당 논란’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장점이 없어서 지역감정을 일으키는 거 외에 아무런 방법이 의도적으로 ‘영남홀대론’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진들이) 논란이 잠잠해지면 그 이야기를 자꾸 꺼낸다. 초선 의원들은 이런 걸 바꿔보자는 거다. 쇄신과 변화를 놓고 경쟁을 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도 12일 “‘영남은 비개혁적이고, 비영남은 개혁적이다’, ‘초선이라 개혁적이고 다선이라 비개혁적이다’는 식으로 안 본다”며 “상대를 가두려는 정치공학적 움직임이 있는데 하면 할수록 당원과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후보들이 당 혁신 방안을 열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소모적 프레임 논쟁, 특히 ‘영남당’ 논란을 재생산하는 배경에 중진 의원들의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전대는 당원 선거인단 70% 국민 여론조사 30%로 치러지기 때문에 당원 표심이 중요하다. 영남의 책임당원 비중이 가장 높은데 ‘영남 홀대론’을 계속해서 퍼뜨려 영남 당원들의 표심을 결집하려 한다는 얘기다. ‘조직표’에 강점을 갖고 있는 중진들이 정치공학적 프레임에 편승, ‘편한 선거’를 하려 한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신진 세력들은 ‘영남 출신은 안 된다’는 주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당권 주자 가운데 ‘영남당으론 안 된다’는 얘길 공개적으로 한 건 홍문표(4선‧충남 홍성예산) 의원 정도다. 홍 의원은 지난 3일 “정권을 잡으려면 오늘의 영남 정당으론 어렵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정서”라고 했다.

이에 영남 중진의 대표격인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의원이 “우리 스스로를 폄하하는 자해적인 발상이며, 출신 지역을 갖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이미 구태로 규정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조경태(5선‧부산 사하을) 의원도 “영남 당 대표 불가론을 거론하는 세력 자체가 지역주의를 조장해 나눠먹기식 정치를 강요하고 당원 선택권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중진 의원들은 신진 세력의 ‘혁신 경쟁을 하자’는 주장에 ‘경험’이라는 다소 모호한 단어로 반박하고 있다. 팔공산 거목론(주호영)과 수락산 묘목론(이준석)이 대표적인데, 이 전 최고위원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가 젊은 사람들의 새로운 시도에 의한 것인가, 다선 의원들의 전략에 의한 것인가”라고 응수했다. ‘영남당’, ‘경험론’ 등 모호한 정치공학적 구호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대선 후보 선출룰이나 외연 확대 방안 등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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