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70% 이상 접종 시 단계적 마스크 착용 완화할 듯"
  • "언제든 새 바이러스 유행 위험…공공 보건의료체계 강화"
  • "팬데믹·기후변화 등 세계적 담론, 당면 과제로 인식 전환해야"

이스라엘 시민들이 마스크 없이 텔아비브 해변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시대가 끝나면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1년 6개월이 지나는 가운데 국내에서 예방접종이 다소 더디지만 조금씩 진척을 보이면서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의 끝이 조금씩 보이는 모양새다.

1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4408명 늘어 누적 1차 접종자는 371만1023명으로 늘었다. 우리나라 인구 대비 7.2% 수준이다.

이처럼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 나아가 '코로나19 종식' 이후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이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며 보건의료 영역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동대문에서 열린 '2021년 어버이날 효사랑 큰잔치'에서 참석자가 카네이션이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마스크 벗는 삶?…쉽게 오진 않을 듯"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 속 마스크는 생활 필수품을 넘어 필수 불가결한 물건이 되어버렸다. 언제쯤 마스크를 벗고 편하게 거리를 활보할 수 있을지가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방접종 진행도에 따라 실외부터 단계적으로 마스크 착용 완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돌파감염 등 감염 위험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므로 마스크 착용은 장기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에서 3분기 내에 원활한 백신수급으로 70% 이상의 국민이, 예방률이 높고 무증상 감염과 변이에도 강한 백신을 접종한다면 연말 정도에는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천 교수는 "실내도 일부공간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지속하는 변이와 돌파감염 등의 변수를 고려하면 일부에서는 장기적으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롬 킴 국제백신연구소장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겨울철 마스크 사용이 일반적이었다"며 "앞으로도 마스크 사용은 일반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린 '어울림 문화 나들이-영화 미나리 단체관람'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 보건의료·교육 등 사회 전 분야 '지각변동'
코로나19는 사회 각 영역에서 묵혀뒀던 문제들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계기도 됐다. 대표적으로 의료 체계의 민간 병원·의사들에 대한 절대적 의존도, 부실한 공공의료체계, 비대면 수업 활성화로 심화한 학력 격차, 사교육 양극화 등이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부상한 사회 각 분야의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변화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보건의료적 측면에서 이제는 신종 감염 질환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보건의료 시스템은 기존의 시스템이 아닌, 예방과 감염 관리가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뀔 수 있도록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공공 의료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이 큰 화두가 될 것"이라며 "이미 영국, 스페인, 프랑스에서는 공공의료에 대한 큰 투자가 이미 이뤄지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 기본적으로 무상교육이므로 의료·간호 인력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사회가 신종 감염병에 대항하는 사회로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며 "도시구조, 교육, 직업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전문가는 코로나 사태를 보다 세계적인 관점에서 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 단위의 방역·의료 차원이 아닌,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발생시킨 환경적 문제, 대기 오염 문제, 기후 변화와 같은 거대 담론을 당면한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친환경, 기후변화 대응이 인류의 근본적이고 사활이 걸린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며 "그중 하나가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만연해지는 '바이러스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에서는 아마존 밀림을 깎아대고, 인도에서는 화력과 석탄 발전소를 계속 설립하는데 주요 선진국에서 친환경 정책을 한다고 해서 환경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며 "전 세계적인 문제다. 이 같은 자각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휴마시스 군포공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K바이오'…보건의료 기술로 방향 전환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우수한 품질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신속히 개발하고 수출해 세계 시장에 'K바이오'를 각인시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약 1조3956억원 수출됐다. 코로나19 진단시약은 인도, 미국, 브라질,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 전 세계 160여 개국에 수출됐으며 지난해 말 기준 수출 물량은 총 3억4723만명분이다.

과거 바이오·헬스 기업들의 큰 관심사는 '항노화', '뷰티' 등 인류의 생존과는 관련성이 낮은 영역들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 백신 개발 기술을 포함한 보건·의료 분야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며, 이에 따른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강조했다.

천 교수는 "국내에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의 전초기지를 설립하고, 백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코로나19 이후로는 훨씬 더 공공적이고 공익적인 영역으로 재원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바이오·헬스 산업은 진단키트, 백신 등 사회적 필요성이 있는 제품의 개발 쪽으로 개편될 것이다.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 백신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개편하는 등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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