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김진의 일산농협 조합장 "로컬푸드직매장 확대가 중소농민과 소비자 상생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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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1-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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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의 전국농협로컬푸드직매장 협의회장 [사진= 농협 제공]

최근에 일정 금액의 소득이 통장에 주기적으로 입금되면서 농사에 힘을 내는 농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바로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변화가 그 활력의 비결이다. 예전에는 힘들게 생산한 농산물을 어렵게 시장에 내다 팔거나 자가소비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중소농업인들이 로컬푸드직매장을 통해 안정적인 출하가 가능하게 됐다.

로컬푸드직매장은 관내 농업인들이 바로 수확한 농산물을 직접 포장·진열하고 판매가격도 농업인이 직접 결정한다. 생산량이 적어도 언제든지 출하가 가능해 중소농, 고령농, 여성농업인들의 든든한 판로가 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는 생산 농업인 정보를 알려주고, 당일 생산한 농산물을 신선하게 구입할 수 있어 호응이 매우 높다. 특히 중간 유통과정이 축소되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로컬푸드의 큰 장점이다. 농가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환경적인 면에서 볼 때도 로컬푸드는 푸드마일리지를 낮추어 탄소발생률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푸드마일리지란 영국의 환경운동가 팀랭(Tim Lang)에 의해 처음 알려진 개념인데 식자재가 생산, 소비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피해를 계산한 개념이다. 푸드마일리지가 높을수록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이 많아지고 긴 운송기간으로 인해 식품 안전성은 낮아지는데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푸드마일리지를 줄일 수 있다.

푸드마일리지를 감축하는 운동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에서는 수확철에 100마일(161km) 이내에서 생산된 것만 먹자는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이 있고, 일본에서는 대형매장에서 파는 식품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주는 ‘먹을거리 마일리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식품의 이동거리가 짧고 더 안전하며 공정한 로컬푸드시스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처럼 로컬푸드 확대는 농작물의 장거리 이동을 줄여 환경문제 해결에도 기여함으로써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농협은 로컬푸드직매장 확대와 내실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 로컬푸드직매장의 85%에 해당하는 469개의 직매장을 농협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4만명 이상의 농업인들이 출하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로컬푸드 관련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소비자 홍보, 운영원칙 준수 점검 등을 통해 직매장 운영 내실화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로컬푸드직매장 유형별 식품안전 매뉴얼을 수립하여 안전한 먹거리 공급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공하고 있다.

로컬푸드의 중요성과 세계적 흐름, 그리고 로컬푸드 판매확대를 위한 농협과 민간차원의 노력에 대응하여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각종 지원책과 제도적인 뒷받침으로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 국민적 관심이 더해질 때 로컬푸드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새로운 유통경로로 단단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중소농업인에게 행복을,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농업농촌의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로컬푸드직매장의 활기찬 미래가 펼쳐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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