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쉽고 바르게]① 한류의 중심 한국어...쉽고 바르게 알리고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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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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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체부, 세종학당 지정·교원 양성 파견 숫자 늘리기로

  • 국어문화원연합회, 낯선 외국어 대체어 신속히 제공

  • 한글박물관, 어린이와 가족·사회와 소통·창작 도와

한글날 기념 세종학당 학습자 사진 [사진=세종학당재단 제공]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언어’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통신과 TV 등 각종 매체에서 신조어가 넘쳐나고, 외국어 남용도 비일비재해졌다. 소통의 역할을 하는 언어가 파괴되면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 격차는 더 심해졌다.

국민을 계도하고, 소통에 앞장서야 할 정부나 기관, 언론도 언어문화 파괴의 온상이 됐다. 공중파를 비롯한 언론의 언어 파괴는 말할 것도 없다.

신조어와 줄임말, 외국어 사용으로 ‘새로운 표현’과 ‘간결한 표현’은 가능해졌을지 몰라도, 이를 모든 국민이 이해하기엔 역부족이다. ‘쉬운 우리말 쓰기’가 필요한 이유다. 쉬운 우리말을 쓰면 단어와 문장은 길어질 수 있지만, 아이부터 노인까지 더 쉽게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는 모든 백성이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정신을 계승해 국민 언어생활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공공기관의 보도자료와 신문·방송·인터넷에 게재되는 기사 등을 대상으로 어려운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지도 이 노력에 힘입어 우리 주변에 만연한 외국어와 비속어, 신조어 등 ‘언어 파괴 현상’을 진단하고, 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13회에 걸쳐 연재하기로 한다. <편집자 주>


“한국어를 배우면서 꿈이 생겼어요. 한국에서 유학도 하고 한국 회사에 취직도 하고 싶어요. 한국에서 여행도 자주 했으면 좋겠습니다.”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세종학당에 다니는 김지수씨(가명)는 지난해 세종학당재단의 한국어 화상 수업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꿈을 갖게 됐다는 말이 한동안 가슴 속에 남았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에 이어 지난 26일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한류가 점점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한류의 중심에는 한국어가 있다. 한국어가 한국의 문화와 전 세계인들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고 한국 드라마를 보는 이들은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한국어는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언어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에서 7만명이 넘는 학생이 2019년 세종학당재단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웠고, 30만명이 넘는 외국인이 국내 유학과 한국 기업 취업을 위해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했다. 전 세계 한류동호회 1799곳에서는 9900만여명의 한류 동호인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446년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반포된 한글은 세종대왕이 백성들의 문자생활에 대한 불편함을 딱하게 여겨 만든 애민정신의 산물이다. 28개의 자·모음으로 이루어진 한글은 언어의 한 음절을 초성·중성·종성으로 구분한 최초의 문자다. 국보 70호인 훈민정음해례본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을 위해 배우기 쉬운 한글을 만들었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지난해 12월에 발간한 <한글을 듣다>를 보면 “한글은 음절 단위로 글자를 모아 쓰는 것이 원칙이다. 초성·중성·종성을 자음·모음·자음 순으로 모아서 하나의 음절로 표기하는 방식”이라며 “한 음절이 하나의 형태소나 단어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 한국어의 특징을 살려 글자를 음절 단위로 모아 쓰니 뜻을 이해하기 쉽고 빠른 속도로 글을 읽고 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소중한 한글을 지키고 알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을 통해 누구나 쉽고 바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어려운 말이나 낯선 외국어를 다듬고, 쉬운 말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는 외국어 새 말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를 신속하게 제공해 국민들이 쉬운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어 확산을 위해 △세종학당 지정(2020년 213개소→2021년 235개소), △교원 파견(2020년 180명→2021년 228명), △교원 양성(2020년 4개국→2021년 14개국), △온라인 학습 지원(2020년 4개국→2021년 14개국) 등 대상 국가와 지원 인력 등을 확대한다.

또한 신문·방송·인터넷 등 다양한 언론을 통해 쉬운 우리말을 홍보해 우리말 사용 문화를 퍼뜨리고, 다듬은 말이 널리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공공기관의 국어책임관을 대상으로 쉬운 우리말 쓰기 교육을 실시하여 정부와 국민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우리말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우리말을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밑 지하에는 '세종이야기'라는 전시관이 있다. 2009년 10월 9일 한글날에 개관한 '세종이야기'에는 인간 세종이야기를 비롯해 '민본사상', '한글창제', '과학과 예술', '군사정책' 등에 대한 이야기가 전시됐다

2009년 당시 ‘세종이야기’를 주도적으로 만든 이창기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는 “미국 워싱턴에 가면 링컨 동상이 있다. 동상 옆 지하로 내려가면 석조로 링컨의 일대기를 간략하게 요약해 놓은 곳이 있다. 거기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어떻게 콘텐츠를 기획할까 결정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지금은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역사 교육의 현장이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들르는 명소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세종이야기는 근처 외교통상부 청사를 찾는 외교 사절들이 들르는 필수 방문지로 자리매김했다.
 

국립한글박물관 한글 놀이터 체험전시실 ‘나의 특별한 하루’ 입구  [사진=국립한글박물관 제공]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한글 놀이터 체험 전시실 ‘나의 특별한 하루’도 일상에서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한글 놀이터는 2014년 10월 9일 문을 연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가족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을 주제로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새 단장을 마친 후 지난 5일 재개관했다. 어린이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독창적이면서 관객 친화적인 디지털 체험 전시관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디지털 체험 전시관에서는 어린이가 일상의 공간에서 한글을 발견하고 가족·친구·사회와 소통하며 한글을 통해 다양한 창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인 전준호가 이번 전시 연출 자문을 맡았고, 김신영·김현·김용관 작가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영상과 설치물을 만들었다.

한글 놀이터에서는 놀이를 통해 한글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나아가 한글로 소통하고 무언가를 창작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전 세계가 사랑하고, 인정하는 우리글 '한글', 우리부터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어쩌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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