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테슬라] 중국시장서 '제동' 걸릴까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입력 : 2021-04-27 06:00
'오만'한 테슬라···中대륙에 '반감' 확산 상하이 공장부지 유찰설···中정부 태도 바뀌었다? 토종 전기차 공세도 '위협'

테슬라 주차장 진입을 금지하는 관리인. [사진=웨이보]


“주차장 관리인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어요. 테슬라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다며 주차장 안전을 위해 진입을 금지한다고 하더군요. 정말 억울합니다.”

최근 중국의 한 테슬라 차주가 주차장에서 '보이콧'을 당했다며 온라인커뮤니티에  하소연한 내용이다. 앞서 19일 상하이 모터쇼에서 한 테슬라 차주가 브레이크 고장 항의 시위를 벌인 것을 계기로 중국 내 테슬라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오만'한 테슬라···中대륙에 '반감' 확산

중국 내에선 테슬라의 대응이 '오만'했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항의 시위 발생 후 테슬라 중국법인 부총재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계적 결함은 없다”, “타협하지 않겠다”며 심지어 “(시위를 벌인) 차주 배후에 누군가 있을 것”이라며 음모론까지 제기한 게 문제가 된 것이다.

중국 관영언론까지 나서서 "’펑펑라’는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며 테슬라의 오만함과 무례함을 경고했다. '펑펑라'는 이리저리 펑펑 부딪힌다는 테슬라를 조롱한 말이다.

이후 테슬라가 뒤늦게 공개 사과를 하고 차주의 주행 데이터까지 공개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심지어 테슬라의 주행 데이터 조작설,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번진 상태다.

아직까지 테슬라 브레이크에 결함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테슬라의 ‘오만’한 대응에 중국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전문 커뮤니티 선란차이징(深藍財經)이 최근 웨이보에서 테슬라 전기차 구매 의향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응답자 7200여명 중 절반이 넘는 3700여명이 테슬라를 사지 않겠다고 답했다. 테슬라를 사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2600여명으로, 약 3분의1에 그쳤다.

◆ 상하이 공장부지 유찰설···中정부 태도 바뀌었다?

그동안 테슬라를 향해 ‘구애’를 벌이던 중국 정부의 태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테슬라는 지난 2월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공업정보화부, 교통운수국 등 5개 부처로부터 웨탄(約談, 예약면담) 형식으로 공개소환됐다. 웨탄은 통상 해당 기업 지도부를 불러 요구 사항을 전달하거나 질책하는 조치다.

중국서 테슬라 자동차를 둘러싸고 배터리 발화, 급발진 등 문제가 잦자 테슬라 측에 법규 준수와 내부 관리 강화, 품질과 안전 책임 이행, 소비자 권익 보호 등 방면서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달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을 통해 테슬라가 전기차를 통해 수집하는 정보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가 인민해방군 참모와 주요 국영기업 직원들의 테슬라 차량 사용을 제한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생산설비 확대에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상하이 푸둥 린강개발구의 테슬라 상하이 공장 2기 사업장 인근 부지가 경매에 부쳐졌는데 유찰됐다고 중국 증권시보가 23일 보도했다. 원래 이곳은 테슬라 공장 확장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던 땅이다. 

증권시보는 테슬라의 중국 현지 공장 확장에 뭔가 조정이 생기면서 토지 확보를 늦췄거나, 상하이정부의 테슬라에 대한 정책이 바뀌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상하이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최근 테슬라에 대한 항의 시위가 기업의 투자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앞으로 테슬라가 중국서 생산설비를 늘리기 위해선 여론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샹 중국 자동자 전문 애널리스트는 "상하이 정부가 2년 전 테슬라에 공장 부지를 제공할 때만 해도 테슬라에 각종 우대혜택을 줬다"며 "아마도 이번엔 예전만큼 우대 혜택을 주지 않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 2019년 테슬라 상하이 공장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싼값에 공장 부지와 국유은행 저리 대출을 제공하고, 각종 세금 우대 혜택을 지원하며 ‘구애’작전을 펼친 바 있다. 

여기엔 테슬라가 '메기효과'로 중국 전기차 생태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 

◆ 토종 전기차 공세도 '위협'

이제 중국에서는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토종 전기차 업체도 적지 않다.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중국우링(五菱·Wuling)의 중국 합작사 SGMW이 만든 '훙광미니EV'가 대표적이다. 저가 미니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 이 모델은 1분기에만 중국서 무려 7만2000대 신차를 팔며 같은 기간 판매량에서 테슬라(6만9280대)를 제쳤다.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에 견줄 만한 중국 경쟁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중국 '전기차 3인방'으로 불리는 니오·샤오펑·리오토다.

특히 니오의 경우 1분기에만 2만대 차량을 인도했다. 전년 동비 5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분기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펑과 리오토 신차 판매량도 1분기 각각 1만3340대, 1만2579대로 전년 동비 각각 487%, 334% 늘었다.

게다가 최근 샤오미·화웨이·알리바바 등 IT 공룡도 잇달아 중국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내며 중국 전기차 시장은 한층 더 격렬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여전히 중국에서 앞서 나가고 있지만 앞으로 갈 길은 더욱 험난할 것"으로 예고했다.
  • 아주경제 공식 카카오채널 추가
  • 아주경제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페이스북 좋아요
2021 소비자정책포럼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M&C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