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함 과시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정작 청구인 장녀는 불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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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1-04-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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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축 없이 걸어서 입장…골프 등 운동도 즐겨

  • 심판청구 명분 약해져…아버지와 왕래도 없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한정후견 심판청구의 명분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비공개로 열린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문에서 조 회장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 회장은 수행원의 부축 없이 스스로 걸어서 법원에 들어가고, 40여분간 진행된 재판부 심문에 임하는 등 그동안 제기됐던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조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지주사 주식 전부를 매각하자, 조 이사장은 작년 7월 30일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당시 조 이사장은 "그동안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며 "이러한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청구 사유를 밝혔다. 

조 회장이 이날 모습을 드러내 건재함을 과시한 반면, 정작 청구인인 조 이사장은 불출석했다. 일각에서는 조 이사장이 아버지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두고, 아버지와의 왕래를 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 이사장은 성년후견 심판청구 이후 아버지와의 연락을 피하고 있는 상태"라며 "건강이 걱정된다면 직접 대화하는 것이 상식적인데, 아버지 생일조차 안부전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또 업계에서는 조 이사장이 아버지의 사회 환원 신념 등을 이번 심판 청구의 이유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자신이 운영 중인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이 기부될 경우 이를 통해 최대 의결권을 확보,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지분을 물려받은 조 사장 측은 이미 조 회장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 조 회장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약 222억원을 자비로 기부했다. 반면 1000억원대의 재산을 증여받은 조 이사장은 동일 기간 동안 약 11억원 남짓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이사장이 2010년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함께 걷는 아이들'에도 조 회장은 약 180억원을 기부했지만, 조 이사장은 3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회장은 조만간 서울가정법원과 업무 제휴가 체결된 서울대병원, 국립정신건강센터, 서울아산병원 중 한 곳에서 정신감정을 받을 예정이다. 조 회장은 한정후견심판 청구 이후 경기 판교에 있는 한국앤컴퍼니 본사로 매일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골프를 치는 등 운동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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