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초청된 삼성전자, 바이든과 ‘어떤 카드’ 주고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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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4-0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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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국 내 반도체 공급 안정적 요구할듯...대미 투자 '혜택 딜' 주목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를 백악관으로 전격 초청, '반도체 칩 수급'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미 행정부가 메모리반도체 1위이자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에 만만찮은 압박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삼성전자도 최근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도 크다.

5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안보 및 경제 보좌관들은 12일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최근 반도체 칩 부족 상황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백악관 전경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참여하는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테크기업이 다수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를 소집한 표면적인 이유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올 들어 제너럴모터스(GM) 북미 공장이 감산에 들어갔고,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 포드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해 NXP, 인피니온 등은 이례적인 한파로 셧다운 되면서 수급난이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백악관은 미국 기업에 우선적으로 반도체를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자국 내 생산기지를 갖춘 글로벌 반도체 업체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동차 기업과 테크기업의 구체적인 수요를 파악, 백악관이 적극적으로 반도체 공급을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자리는 미국의 장기적인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한 포석이란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2월 반도체를 포함한 4대 핵심 제품의 공급망을 100일간 조사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한 지난 1일 2조 달러(약 226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건설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가운데 미국 반도체 산업에 500억 달러(약 56조원)를 투자도 공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백악관이 이번에 어떤 카드를 내밀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부문 세계 1위,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대만의 TSMC에 이어 2위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

이에 백악관은 이번 초청 자리에서 삼성전자에 단기적인 반도체 수급뿐만 아니라 자국 내 파운드리 증설 투자를 독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독려하는 '채찍'을 쓰되, 과감한 투자에 따른 세제 혜택 등 '당근'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이며, 추가적으로 170억 달러(약 19조)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를 계획 중이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텍사스주에 이에 상응하는 세제 감면 방안(최장 20년·1조원 감면)을 요청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은 미국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첨단 반도체를 자국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해 달라는 암묵적인 압박"이라며 "삼성전자도 이에 상응하는 협상안을 제시해 향후 미국 내 투자에서 줄건 주고 받을 건 받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회의 참석자 수위를 놓고 삼성전자는 고심에 들어갔다.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된 상태라 미국행에 오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최시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유력하다. 다만 코로나19 등의 상황으로 인해 삼성전자 미국법인 대표급이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파운드리 전전기지인 오스틴공장 법인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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