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6일 핵합의 복원 회담...'단계적 복원' 놓고 팽팽한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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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4-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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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트리아 빈에서 美 포함 6개국 대면회담...공식 양자회담은 없어

미국과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놓고 3년여 만에 다시 만난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협정 탈퇴 이후 날로 악화해가는 이란의 핵무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가 중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합의 복원 당사자인 미국과 이란 양측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오는 6일 미국과 이란, EU와 중국, 러시아 등 당사국들이 핵합의 복원을 논의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 모인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을 제외한 2015년 핵합의 당사국인 이란·중국·러시아·프랑스·독일·영국이 화상회의를 진행하면서 6일 대면회담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2016년 미국과 이란의 외교회담.[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역시 성명을 통해 6일 핵합의 복원 논의에 미국도 참가할 예정이지만, 미국과 이란의 1대1 양자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날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도 이란 핵합의 공동위원회 참가국들이 6일 빈에서의 회의 재개에 합의했다고 확인했으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유럽 3개국(E3, 독일·프랑스·영국)+2(러시아·중국) 대면 회담엔 합의했지만, 미국과의 협상은 못 박았다.

EU 측은 그간 이란 핵협정에서 중재역을 맡았던 것처럼, 6일 회담에서도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양측의 입장을 전달하고 조율하는 '셔틀외교' 방식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EU 측 고위 관료는 로이터에서 "2015년 타결했던 이란 핵합의를 2개월 안에 되돌린 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해, 오는 6월 이란의 대선 시기에 맞춰 핵합의 복원 등의 성과를 도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당시 미국과 이란, 중국·러시아·프랑스·독일·영국이 공동 체결한 핵합의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미국과 국제사회가 대(對) 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2016년 미국 대선 당시부터 이란 핵합의를 부정적으로 평가해오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5월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이 여파로 이란도 2019년 5월 단계적인 핵 동결·축소 조항을 위반하며 핵개발 프로그램 재가동에 나섰다.

지난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이란 교류국에 대한 독자적인 세컨더리 제재 의사까지 밝히며 핵합의 무효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EU 등 국제사회는 이에 반발해왔다. 
 
"제재 해제 먼저 vs 핵개발 중단 우선"...美-이란, 팽팽한 줄다리기

이란 핵합의를 지지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라 미국과 이란은 협상 테이블에 다시 둘러앉지만, 양측은 '제재 우선 해제'와 '핵무기 개발 우선 중단'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바이든 정권은 '이란의 핵개발 포기에 상응한 미국의 제재 구제'를 주장하며 단계적 제재 완화 방식을 제안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애초부터 핵합의 파기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프라이스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앞으로 어려운 논의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돌파구를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분명한 목표는 JCPOA 준수로의 상호 복귀"라는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아울러 미국 국무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미국 측을 대표해 6일 빈 회담에 나갈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3일 국영 프레스TV와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듯 점진적인 합의 복원(단계적 합의 복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핵합의 탈퇴로 생긴 경제 제재는 물론 다른 차원에서 생긴 모든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것이 이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날인 4일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 역시 프레스TV에 출연해 이란 당국이 20% 농도의 농축 우라늄 50㎏ 생산을 완료했으며 연말까지는 지난해 의회의 결정에 따라 생산량을 12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1년 내 초기 단계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핵무기 1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90% 고농축 우라늄 25㎏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200∼250㎏의 20% 농축 우라늄을 생산해야 한다.

이란은 2015년 핵합의 타결 전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했지만, 핵합의 이후 이를 3.67%로 희석해 초과분을 해외로 반출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핵합의를 파기하자 이를 4.5%까지 올렸으며, 지난해 말 자국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된 후에는 의회가 나서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1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미집회.[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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