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값, '15년만 최고'...코로나발 '수요 증가·공급 부족'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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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3-3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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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집값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교외 지역의 넓은 집을 찾는 수요는 증가한 반면, 주택 공급은 거의 없어진 탓이다.

30일(현지시간) A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가격 지표인 'S&P(스탠다드앤푸어스)/케이스-쉴러 가격지수'는 지난 1월 전년 동기대비 11.2% 급등했다. 이는 전월의 10.4%보다 높은 수치일 뿐 아니라, 1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케이스-쉴러 가격지수 추이.[사진=FRED]


해당 지수는 과거 2005년 9월 14.508%까지 급등한 후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2월에는 -12.75%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의 경제 회복세에 따라 2013년 10월 10.83까지 치솟은 후 2014~2019년 동안 4~6% 상승률을 유지해왔다.

월간 기준으로 20개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 변화를 추적한 지표 역시 같은 기간 11.1% 상승해, 한 달 사이 0.9%P(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2014년 4월 이래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를 제외한 19개 주요 도시의 집값이 일제히 올랐다.

지난해 기준 4년 연속 최다 인구 증가율을 보인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집값이 전년 동기 대비 15.8%나 급등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뒤를 이어 워싱턴주 시애틀이 14.3%,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가 14.2%를 기록했다.

해당 지표를 집계하는 S&P/다우존스 인다이시즈(S&P DJI) 소속 크레이그 라자라 글로벌인덱스 매니징 디렉터는 "1월 데이터는 코로나19 사태로 잠재적 구매자들이 도시의 아파트에서 교외 지역의 주택으로 옮겨갔다는 분석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마켓워치는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넓은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교외 지역의 큰 주택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졌다면서, 동시에 밀레니얼 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의 주택 구매 시기도 겹쳤다고 지적했다.

실제 같은 날 발표한 미국 컨퍼런스보드(CB)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1985년 지수=100)는 전월 90.4에서 109.7로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지표에 포함한 미국 소비자의 "주택 구매 의사" 역시 1967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악시오스는 주택 가격 급등의 또 다른 배경으로 공급 부족과 낮은 대출 금리를 지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건설 작업이 지연하면서, 지난 2월 미국의 판매용 주택은 103만채를 기록해 1982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으며, 30년 상환 주택 담보 대출(모기지) 금리는 지난 1월7일 당시 사상 최저치인 2.67%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상황에 따라서 주택 가격 급등세가 둔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이넬 헤일 리얼터닷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서 "봄이 다가오며 소비자들이 집을 팔기 시작할 경우 가격상승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올라 지난해 여름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면서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들은 올해 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향후 주택 구매 가격에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25일 기준 30년 상환 모기지 금리는 3.17%로 뛰어오르며, 대출 신청세도 다소 둔화했다.
 

매매가 완료된 주택.[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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