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기에 ‘주담대’ 한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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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3-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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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미술실]

지난달까지 급증세였던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이달 들어 한풀 꺾였다. 최근 금융당국이 주담대에 방점을 둔 고강도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우대금리 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신한·KB·하나·우리·농협)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6일 기준 482조3053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179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달 영업일이 3일밖에 안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 증가폭은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는 가파른 증가 흐름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급등에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월별 증가폭을 보면 주담대는 6·17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6월 1조3672억원을 기록한 뒤 7월(4조1606억원)과 8월(4조4419억원)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에도 주담대는 매달 2조5000억원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 2월 기준 전월보다 3조7000억원 넘게 늘며 사상 첫 48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주담대 증가폭이 줄어든 건 금융당국 압박에 주요 은행들이 잇따라 대출금리를 인상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들어 시중은행으로부터 가계대출 현황을 일별로 제출받고 월 단위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고강도 대출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압박에 주요 은행들은 주담대 우대금리 폭을 0.2~0.3%포인트 낮추며 사실상 금리 인상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 5일부터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전세대출 및 주담대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낮췄으며, NH농협은행은 지난 8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줄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25일부터 ‘우리전세론’의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 담보대출에 적용하던 우대금리 0.4%를 0.2%포인트로 축소했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지난 23일 시중은행들을 불러 주택 관련 대출이 급증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거센 압박에 은행들은 보수적으로 대출을 집행했으며, 주담대는 지난 일주일(19~26일) 동안 18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중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고강도 대출규제에 나설 예정이다. 당국 규제 수준에 맞춰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다.

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가계부채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모니터링 강도가 높아져 은행들도 쉽사리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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