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왜 자꾸 강해지나?…지난해 예측 다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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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3-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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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 우려보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힘 실려

달러화가 예상치 못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달러는 주요 통화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의 예상과는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지난해 시장에서는 수 조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으로 인한 재정적자의 심화, 국제무역적자폭 증가 등으로 달러는 2021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지난주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6개 주요 경쟁국 대비 통화량 기준치인 ICE 달러지수는 92.92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2020년 6.7% 하락 이후 올해까지 3.2% 반등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달러화의 예상치 못한 강세는 다른 자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 증시에 호재로, 나아가 국제 주식에도 호재로 여겨졌다. 달러화 약세도 신흥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록 이들 자산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달러의 강세가 좀처럼 꺽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을 비롯해 유럽 전역이 여전히 코로나19 수렁에 빠져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늘고,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유로존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Société Générale)의 키트 주크스 거시전략가는 "유럽과 미국의 성장 기대치가 급격히 갈리면서, 유럽의 보건 위기가 (유로의) 시장 가격에 타격을 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2021년 유로존 GDP 성장률은 미국보다 1.5% 포인트 정도 낮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미국에 비해서 지난해 9월 이후 3% 포인트, 2020년 말 이후 2.2% 포인트 둔화했다. 주크스는 달러화 매도는 양측의 경제성장률 격차가 멈추는 것이 확인된 뒤에나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미국의 경기 호조는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이 더 빨리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팀은 지난 23일 이같은 통화정책의 차이로 달러 절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앨런 마케켓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과 주요국 통화와의 관계가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앨런은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약달러로 인해 많은 중앙은행들도 연준과 함께 양적완화정책을 한동안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이는 곧 글로벌 주식시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온 약달러 시대로 글로벌 주식은 활황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같은 경향은 변화하고 있다.

달러는 바닥을 찍고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시장 전체에 커다란 파장을 미쳤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한동안 달러가 엔가 유로에 비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과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과 달러 수익률 상승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알렌은 “유럽의 경우에는 경제 회복이 예상을 밑돌기 때문에 (미국에 비해)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을 받아들일 의지가 더 적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유럽과 일본 등의 국채 수익률과 미국의 국채 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달러 오름세는 더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달러 강세 전망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달러의 약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당시 크레디트스위스그룹 AG는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가 2021년 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중국 위안화 대비 달러는 하락하는 반면 유로와 일본 엔화 대비에는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모건스탠리와 시티 그룹도 달러 약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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