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타도! 이베이 영입!…롯데·신세계 '이커머스 목장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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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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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주총서 공식화

  • 롯데, 바이오사업·중고나라 등 새먹거리 찾기 분주

  • 신세계, '쿠팡천하' 제지할 이커머스에 역량 집중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부회장)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이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뉴욕 증시 상장'으로 100조 가치를 인정받은 쿠팡에 시선을 빼앗긴 국내 굴지의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인수합병(M&A)·지분교환·외부 인사 영입 소식을 전하면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나섰다. 특히, 두 회사의 유통 수장은 올 주주총회에서 나란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의사를 전하며 경쟁을 공식화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공격 앞으로" 신동빈의 큰 그림
롯데는 전방위적으로 공격적인 태세를 갖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특명' 아래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다. 롯데그룹 매출은 ​2018년 84조원 규모였지만, 지난해에는 70조원에도 못 미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화학과 유통을 양대 축으로 삼는 롯데는 올해 바이오 사업, 스마트 모빌리티,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에 대한 투자와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 재정비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28일 롯데지주·롯데쇼핑에 따르면, 최근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또한, 롯데 창립 이래 최초로 바이오 사업 진출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바이오벤처기업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인수, 조인트벤처 설립 등 협력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온 심폐소생술에도 한창이다. 우선, 새 수장을 낙점했다.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내정하고 막바지 협의 절차를 밟고 있다. 조영제 전 롯데온 대표를 경질한 지 한달여 만이다.

새 대표에 이베이코리아 출신을 영입하면서 롯데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설에 더욱 힘이 실린다. 만약 이베이코리아(거래액 작년 말 기준 20조원 추정)를 인수하면 롯데온의 거래액은 중고나라를 포함해 총 33조원 규모에 육박하게 된다. 이외 롯데쇼핑은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대한 조언을 해줄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사장은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주총에서 "지속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추구해 재도약하는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면서 "롯데온을 내부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고, 지금까지 운영했던 롯데온과 다른것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과감한 정용진의 이커머스 승부수
유통을 유일 본업으로 삼는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키우기에 쌓아온 역량을 총동원했다. 성장잠재력이 검증된 사업을 확대·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려는 움직임이다. 국내 최대 IT기업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교환 계약을 신호탄으로, 쿠팡과 롯데에 대항할 카드를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오픈마켓' 진출을 공식 선포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다음달 20일부터 오픈마켓을 시범 운영하고 상반기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오픈마켓이란 판매자와 구매자가 온라인상에서 직접 물건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다. 오픈마켓 사업은 플랫폼 경쟁력과 직결된다. 취급 상품수(SKU)를 늘려야 상품 경쟁력이 생기고 거래액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현재 1000만종 정도인 취급 상품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과 롯데온은 직매입 판매와 오픈마켓 판매를 이미 함께 하고 있다. 쿠팡의 SKU는 2019년 말 기준 약 3억개다. 쿠팡과 아마존도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영역을 늘리면서 급격하게 외형을 성장시킨 바 있다.

아울러 신세계그룹은 '원조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이다. JP모건을 인수 자문사로 고용하는 등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이마트 온라인 거래액은 SSG닷컴(작년 말 3조9236억원)을 포함해 24조원대 규모로 커진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 온라인은 지난해 여타 온라인 시장 성장률 19%를 상회하는 3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유통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효율성을 철저히 검토해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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